귀에서 심장 박동 소리처럼 반복적인 두근거림이 장기간 들린다면 단순한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혈관성 질환이나 전신성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과연 ‘박동성 이명’은 어떠한 질환들의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박동성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귀에서 들리는 '두근두근', 박동성 이명이란?

박동성 이명은 귀에서 본인의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의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는 상태를 말한다. “삐-”, “윙-”등 일반적인 이명 소리와 달리 “두근두근”, “둥둥둥” 같은 맥박성 소리가 특징적이다. 박동성 이명은 일반적인 이명과 달리 실제 혈류 변화나 신체 구조적 문제 같은 객관적 요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원인 규명이 필수적이다.

김영호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박동성 이명은 일반적인 이명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으나, 전체 이명 환자의 최대 10%까지 보고되고 있다"며 "또한 일반적인 이명과 다르게 정확한 진단이 이뤄진다면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심각한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귀에서 두근두근하는 심장 박동 소리가 계속된다면 단순 이명이 아닌 '뇌혈관 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귀에서 두근두근하는 심장 박동 소리가 계속된다면 단순 이명이 아닌 '뇌혈관 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이명, 나이·소음·메니에르병까지 다양한 원인과 증상


이명 그 자체는 병이 아니라 귀와 관련된 많은 질환에 동반되는 하나의 증상일 수도 있다. 이명은 일반적으로 자각적 및 타각적 이명으로 분류되는데, 청각 기관 자체에서 생기는 것(청각성)과, 근육, 혈관 같은 청각 기관의 주위 구조물에서 생겨서 청각 기관을 통해 느껴지는 것(비청각성)으로 나눌 수도 있다.

김영호 교수는 "이명 중에선 청각 기관의 손상으로 인한 청각성 이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청각 기관의 손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신호가 발생하고 이것이 중추신경계에서 이명으로 감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청각 기관의 손상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나이에 따른 변화, 강한 소음에 따른 손상, 기타 원인 미상의 감각신경성 난청, 메니에르병, 만성 중이염 등을 들 수 있다.

◇박동성 이명, 혈관성 질환과 연관성… 정밀 검사로 원인 규명 필요

박동성 이명은 다양한 혈관성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동정맥루이다. 동정맥루는 동맥과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직접 연결된 상태로, 정맥으로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반적인 혈관 저항이 감소하고,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심장이 더 강하고 빠르게 뛰면서 귀에서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게 된다. 동정맥루를 방치할 경우 뇌신경병증, 뇌출혈, 뇌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김 교수는 "경동맥 협착 역시 주요 혈관성 원인 중 하나다. 경동맥의 좁아진 부위에서 혈액이 빠르게 흐르며 “두근두근”거리는 소리나 “와그락”거리는 소리를 일으키는 것이다. 협착이 심해질 경우 뇌졸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며, 보통 경동맥 협착을 지닌 환자는 심장병이나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심근경색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영호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또한 빈혈, 갑상선기능항진증, 자궁근종 등 여성들이 흔히 호소하는 질환도 박동성 이명을 일으킬 수 있다.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두근두근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자궁근종과 박동성 이명은 직접적인 연관성보다는 자궁근종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출혈이 만성적인 빈혈을 유발하여, 혈류 및 혈압의 변화로 인해 박동성 이명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박동성 이명은 이비인후과적 문진 및 신체검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혈관성 질환과도 연관돼 있기에 혈관 조영 검사나 CT, MRI등의 영상 검사 진단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며 "심각한 기저 질환을 내포하고 있을 수 있으므로 단순한 스트레스성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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