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에 개체수 늘고, 활동도 빨라져 … 백신 없어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
그런 만큼 올해는 진드기를 매개로한 질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드기로 유발될 수 있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살인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은 STFS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Haemaphysalis longicornis)에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수많은 사망자를 내서 흔히 살인진드기병이라고도 불린다. 지난달 경북에서 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여성도 이 질병에 의한 것이다. 1주일 이상 고열과 구토 등을 겪다가 여러 장기가 복합적인 기능부전에 빠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서 2013년에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매년 급격한 환자 수 증가 추세를 보여 2019년까지 7년간 총 108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 중 215명이 사망해 약 20%의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로 농촌지역 농립업자, 성묘 등 이유로 무성한 풀밭에서 야외활동을 한 노령자에서 발생한다.
잠복기는 1~2주로 추정되며 초기 증상은 발열, 근육통, 설사, 식욕부진, 오심, 두통 등이다. 4명 중 1명에서는 의식 혼탁이 동반된다. 발열은 8일, 위장관 증상은 10일, 의식 혼탁 증 중추신경계 증상은 8일가량 지속된다.
뇌수막염‧난청‧이명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tsutsugamushi, scrub typhus)은 진드기 유충에 물려서 발생하는 진드기 매개 뇌염이다.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라는 세균을 가지고 있는 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성묘가 많은 추석 전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지만 풀숲이 우거지고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여름에도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진료인원은 2014년 1만384명에서 2018년 5795명으로 조금씩 감소추세지만 매년 매우 많은 감염자가 발생된다. 주로 시골 노인인구, 그 중에서도 밭에 쭈그려 앉아 일하는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진드기에 물린 후 6~21일 정도의 잠복기가 지나 증상이 나타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발한‧두통‧결막충혈‧림프절 종대(림프절이 붓는 현상) 등이 있다. 피부에 암적색의 발진이 혹은 진드기가 물린 부분에 딱지가 동반된 궤양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구역‧구토‧설사 등의 위장관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폐 침윤이 나타난 호흡곤란을 보인다.
다행히 사망률은 낮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내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발열이 2주까지 이어지고 그 합병증으로 뇌수막염‧난청‧이명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국내에서 확인된 쯔쯔가무시균 매개종은 대잎털진드기, 활순털진드기, 수염털진드기, 동양털진드기, 반도털진드기, 사륙털진드기, 조선방망이털진드기 등 7종의 유충으로으로 그 중 활순털진드기 유충으로 인한 감염이 가장 많다.
안 물리는 게 최선의 예방법 … 야외 활동 시 긴팔옷, 긴바지 착용해야
특별한 예방 백신이 없어 진드기 유청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야외 활동을 할 때 긴소매, 긴 양말을 착용하고 옷이나 피부에 곤충기피제 혹은 피복 처리용 살충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야외활동 후에는 즉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옷은 세탁해야 한다.
이들 진드기 매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특히 SFTS는 마당한 치료제도 없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시기인 5~9월에는 산이나 들의 방문은 가급적 삼가고, 풀숲에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
야외 활동을 할 때 긴소매, 긴 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옷이나 피부에 곤충기피제 혹은 피복 처리용 살충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외 활동 후 이주일 이내 구토, 열, 어지럼증,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야외활동 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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