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과 만성폐쇄폐질환(이하 COPD)은 대표적 만성호흡기질환으로 국내 유병률 및 사망률이 높고, 질환으로 인한 직·간접 비용 역시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질환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정부 관계자가 모여 국내 만성호흡기질환의 치료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만성호흡기질환의 효과적 관리 방안을 위한 일차의료 만성질환 통합관리 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유광하 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천식과 COPD는 적절한 흡입약제 사용을 통해 진단 초기부터 증상을 개선하고 관리할 수 있으나 국내 흡입약제 사용 비율은 타 국가 대비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만성호흡기질환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차의료 단계에서부터의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 ‘국내 천식·COPD 치료 현황 및 문제점’을 맡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최준영 교수는 “일차의료기관은 환자 접근성이 가장 좋고 이용 환자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차의료기관에서의 천식 흡입약제 처방비율은 39.7%로 상급종합병원의 91.4% 대비 매우 낮은 실정”이라며, “흡입약제 교육에 대한 부담, 천식 환자의 낮은 유지치료 비율 등이 일차의료기관에서 흡입약제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인 만큼, 효과적인 호흡기질환 치료·관리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을 기반으로 천식∙COPD 환자의 흡입약제 사용 교육 관리를 유도하고 확대할 수 있는 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해외사례에 기반한 호흡기 질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두번째 발표를 진행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핀란드, 호주, 영국, 일본, 대만 등 해외에서 국가 주도하에 천식 및 COPD가 일차의료기관에서 적극 관리된 사례와 이에 대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핀란드는 일차의료기관의 의료진, 간호사 및 기타 의료기기 기사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천식을 적극적으로 관리한 덕분에, 천식 환자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은 유의하게 감소되었다. 또한 영국은 국가에서 일찌감치 흡입기 교육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교육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 흡입기 관련 지표 달성률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 같이 만성호흡기질환 치료 및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흡입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흡입제 사용 교육에 대한 수가 마련, 만성호흡기질환에 대한 전국민 대상 교육이 국가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는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용범 교수, 뉴스더보이스 최은택 기자,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곽순헌 과장, 천식 환자가 패널로 참석해 효과적인 만성호흡기질환 관리를 위한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박용범 교수는 “천식은 최근 10년 어린이와 고령층에서 뿐만 아니라 20대에서도 증가하고 있으며, COPD는 2019년 기준 40세 이상 성인의 약 12.7%, 약 350만 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국내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다. 또한 장기적 치료가 필요한 만큼 고혈압, 당뇨병처럼 만성질환의 범주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며, “일차의료만성질환 통합관리 서비스를 통해 병·의원급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질환 관리가 이루어지면, 대형병원 쏠림 현상 완화는 물론 환자 및 사회의 부담까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식으로 인해 환자가 겪는 부담과 관련해 강동욱 씨는 “처음 흡입기 치료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면 상당히 낯설었고, 사용에 익숙해지는 데에도 꽤 시간이 걸렸었다”며, “흡입기 사용이 처음인 환자에게는 초기에 반복적으로 흡입기 사용 교육이 이루어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환자가 배운 대로 이를 잘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해 주는 과정들이 병원에 의무적으로 제공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대학병원 진료 후 호전되어 동네 병원으로 옮기려고 알아봤을 때 적절한 병원을 찾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 폐기능 검사나 약물 사용 교육을 위한 공간이 별도로 있는 병원도 많지 않았다”며, “평생 관리가 필요한 천식 환자들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효과적인 치료 환경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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