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질환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치석이다. 반려동물의 치아 사이에 남은 음식물이 세균과 만나 반응하면 치태가 형성되고, 이 치태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석회화되어 치석이 된다. 치석이 잇몸과 맞닿는 부분에 자리잡으면 치주 질환으로 진행된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의 치아를 건강하게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기본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은 매일 양치질을 해 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칫솔이 어색할 수 있으므로 거즈나 손가락 칫솔을 사용해 적응 기간을 거친 후 점차 칫솔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10초, 그 다음엔 30초씩 시간을 점차 늘려가면 반려동물도 칫솔질에 익숙해질 수 있다. 하지만 양치질만으로는 치석을 완벽히 예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이 필수적이다.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구강 검사는 6개월~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은 1년 주기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치석이 빠르게 쌓이는 강아지, 고양이는 더 짧은 주기로 관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일부 보호자는 동물병원 비용이나 마취에 대한 부담으로 직접 스케일러를 구매해 가정해서 치석을 제거하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반려동물의 잇몸을 다치게 할 수 있으며, 표면적인 치석만 제거될 뿐 잇몸 아래 보이지 않는 치석은 그대로 남아 있어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위험이 크다. 따라서 스케일링은 반드시 수의사의 판단 아래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치질과 스케일링 외에도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치석 예방 기능이 있는 사료나 덴탈껌, 장난감 등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보조적인 방법은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일 뿐,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다.
만약 스케일링 후에도 지속적인 입냄새, 잇몸 출혈, 식욕 부진, 지속적인 침 흘림 등의 증상이 보인다면 구강 질환이 아닌 다른 건강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람에게도 치아 건강이 중요한 것처럼 반려동물에게도 구강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반려견, 반려묘가 보호자와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치아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윤태현 애니케어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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