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많이 자는 사람들을 흔히 ‘잠돌이’ 혹은 ‘잠순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곤 한다. 피곤하면 언제 어디서든 잠이 드는 사람, 하루 8시간 이상 자고도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 낮잠을 자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경우 일상생활 속에서 수면을 즐기는 성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아무리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거나 일상생활 속에서 극심한 피로, 졸음 등을 느낀다면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장애 때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매우 얕아지는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정상적인 호흡이 이뤄지지 않으면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숙면을 방해하는데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 그 결과 밤새 충분히 잤다고 해도 낮 동안 극심한 졸음과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들은 잠을 자는 동안 기도가 부분적으로 막히면서 산소 공급이 감소하게 된다. 수면 중 뇌와 신체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정상적인 생리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로 이어진다. 따라서 원래 잠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잠돌이, 잠순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는 게 좋다. (숨수면클리닉 제공)
만약 잠을 너무 많이 자서 잠돌이, 잠순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는 게 좋다. (숨수면클리닉 제공)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수면무호흡증을 겪고 있는 경우 밤에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했음에도 낮 동안 피로감이 지속된다. 수면 중 코골이가 심하며 숨을 헐떡이거나 끊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자는 동안 자주 깨거나 수시로 뒤척이는 경우가 많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이 있거나 입이 바짝 마르는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만약 함께 자는 사람이 코골이가 심하다고 하거나 자는 동안 숨이 멎는 것 같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적극 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수면다원검사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뇌파, 산소포화도, 호흡 패턴, 심박수 등을 측정해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를 나타내는 호흡장애지수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의 경중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양압기 치료, 구강 내 장치 사용, 기도확장수술 등이 있다. 양압기 치료는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구강 내 장치는 기도를 넓히기 위해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주는 장치로 경증에서 중등도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기도확장수술은 기도 자체가 좁아져 있는 경우 기도를 넓히는 수술적 방법이다.

이종우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원래 잠을 많이 자야 하는 체질이라고 생각하고 수면장애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문제를 방치할 경우 만성피로, 기억력 저하, 우울증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운전이나 업무 수행 중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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