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호르몬 결핍 등으로 인해 성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쓰는 치료제다.
성장호르몬 주사제 처방 건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24만 건을 넘어섰다.
문제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경우에도 많이 처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신장증 같은 질병이 없는 소아·청소년에게 '키 크는 주사'로 비급여 처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단순히 키가 작다는 이유로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는 것은 부작용이나 치료 효과가 명확히 입증돼 있지 않다"면서 "치료의 대상이나 범위를 제한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구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키가 하위 3% 미만에 해당하는 특발성 저신장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사용해볼 수는 있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키가 크고 있는데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을 경우 두통, 발진, 구토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폐렴이나 발작, 척추 측만증 같은 중대 부작용도 지난해 113건 확인돼 3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채현욱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제 부작용으로 혈당 수치 상승이나 갑상선 이상, 척추 측만증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암과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만약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주사를 중단하고 부작용에 대해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 결핍 등 이유로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성장호르몬 주사제 치료가 도움이 된다.
강은구 교수는 "보통은 정상적으로 사춘기 전이라면 1년에 5~6cm 정도 키가 자라야 하는데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있는 아이들은 2~3cm 정도밖에 자라지 못하게 된다"면서 "성장 호르몬 주사제는 단순히 키만 크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육량을 늘리고 몸의 체지방량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키 성장이 정상 범주에 있는 경우엔 성장호르몬 주사제보다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올바른 생활 습관이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은구 교수는 "성장기의 영양 상태, 수면, 운동 등이 키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골고루 식사하는 습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함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잘 유지하는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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