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한 기침이 의외로 큰 병을 부를 수 있다. 서혜부탈장이 그 한 예다. 탈장이란 선천적, 후천적 원인으로 발생한 복벽 틈새로, 복강내 장기나 조직이 삐져나온 상태를 말한다. 특히 서혜부(사타구니) 주위를 통해 빠져 나온 경우를 서혜부탈장이라고 하는데,모든 탈장 중 약 80%를 차지한다.

서혜부탈장이 생기면 사타구니에 볼록한 돌출 부분이 육안으로도 구별되며 때때로 불편감이 동반된다.

이호석 서울장앤항외과 대표원장
이호석 서울장앤항외과 대표원장
서혜부로 튀어나온 장이, 누워서 편히 쉬거나 손으로 밀어 넣으면 일시적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나왔던 장이 붓게 되면서 복강 내로 들어가지 못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 탈장 구멍에 낀 장이 혈액 공급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장이 썩는 합병증으로 악화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서혜부탈장이 의심되면 진찰을 받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시기에 교정술을 받는 것이 탈장에 따르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

원인으로는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들의 복합적 작용이 있다.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약해진 특정 부위의 복벽 틈새가 점차 벌어져 탈장이 발생한다. 탈장 중에 서혜부탈장이 가장 비율이 높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렇듯 약해진 복벽에 영향을 주는, 배의 압력을 높이는 행동들이 서혜부탈장의 원인이 된다.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무인공막 자가조직이식 무장력 탈장수술'을 통해 많이 이뤄지는 편이다. 이는 수술에 있어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합성 섬유 대신, 주변의 자가조직을 이용해 이중으로 튼튼하게 고정하는 원리를 가진다.

합성 섬유를 쓰지 않아 재발 위험도가 적은 편이고 이에 따른 합병증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위험 부담이 큰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피하고 부분마취만을 시행해서 마취의 합병증과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예방이다. 서혜부탈장을 예방하려면 나이와 키에 적합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규칙적인 운동(걷기, 요가, 스트레칭 등)을 통해 복근을 강화해야 한다. 또 섬유질, 저염 식이를 통해 복압을 올릴 수 있는 변비와 복수를 예방해야 한다. 더불어 무거운 물건을 가급적 들지 말고, 복압을 올릴 수 있는 만성 기침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글 : 이호석 서울장앤항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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