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시장, 바이오 의약품 성장 가속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첨단 생산시설로 경쟁력 강화
롯데바이오로직스, 美 공장 인수로 글로벌 진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통합형 CDMO 서비스 제공

삼성, 롯데,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적인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성장과 함께 CDMO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CDMO는 의약품의 개발(CDO)부터 임상시험 지원(CRO), 대규모 생산(CMO)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종합 서비스 모델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들이 핵심 역량을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제조와 개발 과정을 외주화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CDMO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설럽 취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셀트리온 캡쳐)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설럽 취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셀트리온 캡쳐)

국내 빅파마들의 CDMO 진출 이유는 단순히 성장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바이오의약품의 복잡한 생산 공정과 높은 기술 장벽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생산 시설을 보유한 CDMO로 성장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으며,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도 이 시장에 가세하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규모의 경제'로 시장 선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글로벌 CDMO 업계의 리더로 자리 잡았다. 총 62만 리터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의약품 생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mRNA 백신 생산 기술 확보와 맞춤형 의약품 서비스 강화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인천 송도에 제4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며 단일 공장 기준 24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전체 생산 역량은 62만 리터로 확대됐다. 제4공장은 첨단 자동화 시스템과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기반으로 기존 대비 생산 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 CMO를 넘어선 '차세대 기술 플랫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mRNA, 항체-약물 복합체(ADC), 이중항체 등 고도화된 바이오 의약품 생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을 확대해 맞춤형 의약품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첨단 생산 라인을 도입해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제약사 톱 20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이를 톱 40까지 확대할 계획이고, 여기에 일본 제약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롯데바이오로직스, 공격적 투자로 시장 진입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며 CDM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공장은 총 3만5000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수 이후 약 48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시설을 확장하고, 70여 명의 인력을 추가 채용하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의 화학·유통 역량과 결합해 고도화된 의약품 생산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통합형 서비스로 차별화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17일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설립을 발표했다. CMO, CRO, CDO를 아우르는 통합형 CDMO 서비스를 내세웠다. 항체 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의약품에 특화된 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세 가지 주요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에서는 기존 항체 치료제와 이중항체, ADC(항체-약물 복합체) 등 고도화된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생산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허가 지원(CRO/CDO) 서비스에서는 초기 임상시험 단계부터 제품 개발, 허가까지 전 주기에 걸친 통합적인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내년 상반기 중 대규모 생산시설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며, 2028년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국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인도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설립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단순한 생산을 넘어, 바이오 의약품 개발과 상업화에 필요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외 바이오텍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3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3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의약품 시장의 변화, CDMO가 뜬다

CDMO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의약품 시장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합성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며 생산 공정이 복잡해지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갖춘 기업들의 중요성이 커졌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기술과 같은 신기술 의약품 생산 수요가 폭증하며 CDMO 시장의 확대를 가속화했다.

또한 CDMO는 안정적인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의약품 위탁 생산은 고객사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아 높은 매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삼성, 롯데, 셀트리온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CDMO는 단순한 제조를 넘어 연구개발과 기술 역량까지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지속 성장 속에서 국내 대기업들의 진출이 한국의 바이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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