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으로, 단순히 서고 걷는 데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부 장기의 위치를 지탱하고 신경 전달의 통로 역할까지 담당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하지만 무심코 반복하는 나쁜 자세, 근육 약화, 노화 등으로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점점 커지고, 이로 인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가 약해지면 허리 통증은 물론 일상적인 움직임까지 제한되기 때문에 건강한 삶을 위해선 척추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척추질환은 연령대에 따라 원인과 증상이 크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젊을수록 자세나 생활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중장년층 이후에는 근육과 뼈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 된다. 때문에 단순한 요통이나 피로라고 넘기기보다는, 자신의 연령에 맞는 척추 상태를 이해하고 적절한 예방법과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스마트폰과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2030세대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등을 굽히는 나쁜 자세가 습관화돼 있다. 이로 인해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일명 '거북목 증후군'이 흔히 나타난다. 목과 어깨에 뻐근함이나 통증이 이어지며, 점차적으로 엉치나 다리까지 저림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이 시기의 척추질환은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비수술 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단순한 근육 피로로 착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뼈와 근육의 탄력이 저하되며 척추에도 변화가 생긴다. 특히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가 시작되는 여성은 척추 질환에 더 취약해진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척추 전방전위증과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며, 이는 척추뼈가 어긋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허리의 둔한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다리 저림, 보행 불편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신경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진행이 빨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고령층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와 다리까지 이어지고, 오래 걷지 못하거나 보행 중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앉거나 몸을 구부리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오인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경 감압 수술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척추질환은 예방이 핵심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무리한 허리 사용을 피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앉을 때 허리를 곧게 세우고, 모니터와 스마트폰은 눈높이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 수영, 허리 강화 운동도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도수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이 있으며, 초기에 시작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연령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병행하면 수술 없이도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척추질환은 나이에 따라 발생 원인과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통증이라도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반복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 이동엽 참포도나무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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