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사춘기는 언제 시작할까? 중2병이라는 사춘기를 일컫는 말이 있는 만큼 이때쯤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사춘기 시작 시기는 부모 세대보다 빠르다. 평균 사춘기 시작 시기가 여아 만 10~11세, 남아 만 11~12세 무렵이다. 여아에게 가슴 멍울이 만져지는 등 가슴 발달이 보이고, 냉이 나오거나, 음모가 나며, 남아에게는 머리 냄새가 나고, 고환 크기가 커지고, 갑자기 반항하는 등 심신의 커다란 변화를 보인다.
키 성장에 있어 사춘기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1년에 대략 5~6㎝가 자라던 아이가 2~3년간의 사춘기를 거친 후에는 그 성장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모든 성장을 끝마치기 때문이다. 보통 16~18세를 전후한다. 사실상 사춘기가 빠르냐 늦느냐에 따라 키가 크는 시간이 달라지니, 사춘기가 늦을수록 키 성장에 있어 유리할 수 있다.
성조숙증이 문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증후인 이차성징이 정상적인 시기보다 2년 이상 빠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사춘기 시기와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앞당겨지는 만큼, 키가 클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최종 키가 10cm 이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래보다 빨리 초경을 하고, 초경 이후 키가 안 커서 부랴부랴 병원을 내원하는 여아들이나, 성장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뒤늦게 키가 안 크는 것이 걱정되어 내원하는 남아들이 많아지는데, 모두 성조숙증임을 알고도 치료를 망설였거나, 성조숙증인 줄 모르고 지나친 경우다.
성조숙증도 엄연히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타고난 건 바꿀 수 없다는 사고방식은 아이들의 키 성장을 방해하는 위험한 태도다. 다행히 아이가 성조숙증이더라도 제때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성호르몬의 작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키 성장은 촉진하여 아이가 본래 커야 할 키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이으며, 최근에는 치료 방법도 주사제 이외 다양해지고 있어 치료에 대한 부담도 줄고 있다.
급증하는 성조숙증은 아이가 타고난 키 잠재력만큼 크는 것마저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성조숙증 증후가 보인다면 조금의 망설임이 없이 서둘러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일찍부터 1년에 2~3회 정기적인 검사로 혹시 모를 성조숙증에 대비하는 것은 성장기 아이를 위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이키한의원박승찬대표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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