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정도의 스트레스는 인생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본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스트레스는 문제가 된다. 다만 개인마다 유전적인 성향 및 환경적 조건, 스트레스를 컨트롤하는 방법에 따라 이에 따른 증상 발현 방향,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평소 자책을 많이 하는 이는 우울증을 더 쉽게 경험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은 알코올 중독이나 불안, 공황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있다.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이어서 성인ADHD, 불면증, 치매 등 여러 정신질환들은 실제로 스트레스와 큰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나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우울증, 불안, 공황장애 등과 같은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 준수 등으로 인해 삶의 밸런스를 조율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점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과거와 달리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이 낮아지면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불안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중년층 이상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참다참다 내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은 불면에 익숙한 나머지 불면증을 그저 '작은 증상' 정도로 여기고 딱히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편인데, 이러한 점들은 결국 내 삶을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단 점을 필히 염두에 두길 권한다.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 조울장애, 불면증 다양한 정신질환들은 특정 증상 때문에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내 삶을 얼마나 방해하는 가'를 기준으로 판단해 치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각종 정신질환들로 인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대인관계가 어려워지는 등 삶의 다방면에서 방해를 받고 있다면 이는 나의 삶을 편하게 만들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치료를 고려해 봐야 하는 것이다.
치료를 결심했다면 나에게 맞는 의료진을 찾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진료 스타일이 무엇인지, 의료진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세부전공 등을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렇게 선택한 의료진이 나와 잘 맞는다고 느낀다면 이것도 행복이 아닐까.
정신건강의학과는 내 삶의 행복이 정신질환들로 방해받고 있을 때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받을 수 있는 '도움'이다. 그러니 정신과 방문을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어려워하기 보다는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단 생각으로 편안하게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글 : 힐스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혜지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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