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병원신필재원장(신경외과전문의)
생생병원신필재원장(신경외과전문의)
연일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비나 눈이 내린 후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결빙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블랙아이스는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지만 낙상사고를 일으키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빙판길 낙상사고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넘어지며 바닥을 짚은 손목에 골절이 발생하기도 하며 엉덩방아에 고관절을 다치기도 한다. 특히나 허리관절을 다치게 되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낙상 시 발생할 수 있는 허리질환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크게 급성요추염좌부터 척추압박골절, 허리디스크로 나눌 수 있다.

급성요추염좌는 낙상사고의 대표 질환이다. 비정상적인 근육수축과 더불어 허리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손상되며 발생한다. 대부분 허리를 삐끗했다 표현할 때가 염좌의 경우인데 낙상 외에도 무거운 물건을 잘못 들거나 장시간 앉아있다 갑자기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급성요추염좌는 침대에 허리를 펴고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근육이완제나 소염제의 도움을 받아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 감소시킨다. 온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다.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밀도가 낮은 고령자에게 쉽게 나타난다. 엉덩방아로 넘어지며 고관절 부상 더불어 척추뼈가 으스러지고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압박골절이 발생한다. 골절 초기에는 등 전체에 느껴지는 가벼운 통증에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 골절이 진행될수록 작은 움직임에도 요통이 심해진다. 또 골절된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압박골절의 정도가 심각할 경우엔 척추체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국소마취로 2~30분 이내에 이뤄지는 이 시술법은 5mm이하로 병변을 절개 후 주삿바늘을 척추 뼈에 넣어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한다. 이 골 시멘트가 굳으며 척추 뼈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와 추골 사이에 위치해 쿠션 역할 하는 연골판이 본래 자리에서 벗어나 신경근을 압박하며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퇴행성 변화 또는 평소습관 등으로 발생하지만 빙판길에 크게 넘어지거나 교통사고와 같이 갑작스러운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일어나기도 한다. 추간판이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리 힘이 갑작스럽게 빠지거나 엉덩이 통증 및 하지 저림 등 방사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빙판길 낙상사고는 여러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낙상 후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조기에 X-ray촬영을 통해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령자일 경우 빙판길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나가기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 또한 미끄럼 방지에 용이한 신발을 착용하고 지팡이와 같은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 생생병원 신필재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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