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릴 수 있는 말이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혹이 생겼다면, 조직검사를 통해 혹의 정체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조직검사를 진행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혹의 정체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수의피부학에선 피부병변에 대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진단을 시도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형태(pattern)를 토대로 진단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검사(evidence based)를 토대로 진단하는 것이다. 때문에 분명한(pattern) 피부병변을 보이는 질환에 대해서 시진 상으로 가 진단을 내리는 것은 어느 정도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샘플을 채취해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사람과는 달리 동물은 피부에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한 과정이 쉽지 않다. 사람과 같이 국소마취만으로 샘플을 채취할 수 있지만, 동물에게서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선 심도 깊은 진정 또는 전신마취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보호자들은 검사에 대한 안내를 받은 이후에도 마취에 대한 위험성과 마취를 위한 사전검사에 대한 비용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반려견 피부에 난 혹을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해 혹에 대한 심려까지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레이저 시술’ 덕분이다.
사람에서 흔히 사용되는 레이저 시술은 동물병원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방법이었으나, 이제는 과거와는 다르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레이저 시술의 가장 큰 장점은 마취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반려견의 나이에 상관없이 시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조직 검사 샘플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고 완전 제거를 위한 일반적 수술의 대안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 이점이 매우 큰 편이다.
시술 과정은 이렇다. 피부병변부에 마취크림을 30분간 적용하고 시술을 진행한다. 유두종과 같이 1cm미만의 종괴의 경우 시술시간이 1~2분 남짓으로 매우 짧은 편이며 당일 정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추가적인 이점이 있다. 대개 피부가 손상으로부터 완전 회복되는 시간은 1~2주 정도로 회복 또한 빠른 편이다.
레이저 시술은 현재 꽤 많은 반려견의 피부에 생긴 종괴에 대해 진단, 치료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보호자들은 꽤나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반려견의 몸에 생긴 혹에 대해 소극적인 방법으로 방치하여 병을 키우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여 병을 예방, 진단, 치료하고 반려견과 보호자들의 삶의 질을 끌어 높여보길 바란다.
(글 : 아프리카동물의료센터 김한민 피부과 / 내과 과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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