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중에서도 현대인들에게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복부비만이다. 일명 배불뚝이 체형이라 불리는 복부비만은 팔, 다리에 비해 배에만 유독 많은 양의 지방이 축적된 것을 말한다. 운동량 부족, 잘못된 자세와 식습관, 과음, 노화 등이 주범으로 작용한다. 복부비만은 여러 성인병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하지정맥류와 같은 혈관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와 복부비만의 관계성이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둘은 생각보다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배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원래 본인 체중보다 더 많은 양의 하중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다리 피부 아래에 있는 정맥 혈관의 압력을 높여 판막의 기능 상실을 부를 수 있다. 판막은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기능을 상실하면 혈액이 역류하여 정맥 내에 고이게 된다. 역류하는 혈액의 양이 많아질수록 정맥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여러 이상 증상들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복부비만을 가진 이들 중 상당 비율이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종아리 근육까지 약해지게 만들어 펌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한다.
이처럼 복부비만은 의외로 하지정맥류와 깊은 연관성이 있기에 반드시 개선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하지정맥류가 나타났다면 자연 회복이 힘들다는 특징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리 부종과 함께 종아리 통증, 무거움, 피로감, 혈관돌출, 야간 경련 등이 나타났다면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피부색 착색, 염증, 궤양, 괴사, 혈전증 등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하지정맥류 역시 맞춤형 치료가 이뤄진다. 초기라면 약물치료, 의료용 압박스타킹 등 보존적 요법이 시행될 수 있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치료 후에도 재발할 위험을 간과할 수 없기에 레이저, 고주파 등 더 적극적인 시술이나 최근 환자 부담감을 낮춘 다양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덧붙여 좀 더 만족스러운 효과를 원한다면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글 : 서울하정외과 우영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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