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의 이상적인 혈액 수소이온농도(pH)는 약 7.4로, 약알칼리성을 띤다. 인간의 혈액 pH는 7.35~7.45의 매우 좁은 범위에서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세팅돼 있다. 이 범위 이하 또는 이상은 증상과 질병을 의미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pH가 산성에 가까우면 혈액의 산소가 부족하고, 알칼리성에 가까우면 산소가 풍부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혈중 pH가 6.8 이하로 떨어지거나 7.8 이상으로 높아지면 세포는 기능을 멈추고 환자는 사망한다.

우리 몸의 강산은 대부분 단백질이 분해돼 형성된다. 황산, 인산, 질산 등으로 자동차 배터리의 산처럼 강하다. 반면 식초나 감귤 주스와 같은 약산은 용액 상태에서 완전 이온화되지 않고 염기 부분과 불완전하게 결합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약산성을 띤다. 그래서 먹는 식초가 옷에 구멍을 내거나 뼈를 녹이지 않는 것이다.

식초의 아세트산, 타르타르산, 대부분의 과일과 레몬에 들어 있는 약산은 약산 부분과 함께 염기성 미네랄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약산 부분은 물과 결합해 탄산으로 전환돼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이산화탄소는 호흡으로 내뿜어지고, 물은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미네랄은 잔류하므로 약산과 반응해 인체를 알칼리화하는 데 기여하게 된다.

반면 강한 산은 체내에서 미네랄을 제거하거나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주기적인 미네랄 보충이 강조된다. 강산은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지 않고 주로 신장에서 배설된다. 강산이 신장을 통과하려면 염기성 미네랄이 많이 소모되며 그래야 신장이 손상당하지 않는다.

강산은 주로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의 염으로 배설된다. 예컨대 황산은 뼈의 칼슘과 결합해 염인 황산칼슘으로 배설된다. 황산칼슘이 신장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인체에 필요한 기본 칼슘을 체내에서 빼앗아가게 된다.

우리 몸이 산성화되는 것은 주로 과도한 단백질 섭취 때문이며, 이로 인해 강산의 생성이 늘어난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산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인체의 pH 수준이 약간 알칼리성이 아닐 경우 스스로 치유할 능력을 갖출 수 없다. 특히 건강이 극심하게 악화된 상태에서는 비타민, 미네랄 등이 함유된 식품보충제를 섭취하더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없으며 자연치유 능력의 복원에 애를 먹게 된다.

인체의 pH 비정상화는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 분비 이상, 심혈관 약화, 체중의 증가 또는 감소, 방광 및 신장 문제, 면역 결핍, 자유라디칼에 의한 세포 손상 가속화, 뼈와 관절의 약화 및 구조적 변형, 스트레스성 간기능 저하, 체내 에너지(기력) 부족, 소화 정체 및 배출 지연, 효모나 진균의 과잉 증식, 종양의 발생 및 증식 등이 그 부정적 영향들이다.

특히 산성으로 치우진 인체는 미네랄 및 기타 영양소 흡수 능력을 감소시키고, 세포 내 에너지 생산을 감소시키며,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중금속 해독 능력이 떨어지고, 종양세포는 번성하며, 피로와 질병에 더 취약해진다. 지구상 대부분의 생물도 마찬가지여서 알칼리성에서는 질병이 발을 붙이지 못하지만, 산성에서는 기승을 부리게 된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산을 형성하는 식단을 배제하고, 몸을 산성화하거나 세포에서 산소를 박탈해가는 정서적 스트레스, 독성물질의 섭취 및 노출, 과도한 면역반응 등을 회피하는 것이다. 유실되는 미네랄을 보상할 수 있는 미네랄이 식단에 충분하지 않으면 세포에 산이 축적돼 몸이 노화되고 병들게 된다.

또 한 가지 혈액의 산성화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혈액의 전기적 상태를 비정상적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혈액 세포는 외부에 음전하를, 내부에 양전하를 띤다. 이 덕분에 혈액이 서로 적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혈관을 순환하게 된다. 그러나 신체가 과산성 상태가 되면 산은 혈액에서 음전하를 빼앗고, 혈액세포는 더 이상 같은 반발력을 갖지 못해 혈전처럼 뭉쳐지게 된다.

필자는 몸의 산성화 여부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시간대별 소변의 pH와 타액의 pH를 제시하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출되는 첫 소변은 어느 정도 산성이어야 한다. 인체는 밤새 전날 생성된 산을 소모한다. 반면 자는 동안 새롭게 분비된 산성은 방광을 채우고 배출될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방광에 저장된 첫 소변은 산성이다.

기상 후 두 번째로 보는 오전 소변은 pH 7.00(정확히는 pH 6.8)에 가까운 중성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산성화돼 소변이 중성에 가까운 이상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현대인의 몸에는 매일 전날 처리하지 못한 산이 축적되고 그 결과 만성 퇴행성질환이 초래될 수 있다.

오후 2시에 나온 소변이 알칼리성이 아니라면 당신의 인체는 확실히 산성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에 부합하는 건강한 사람이 별로 없으며, 인체는 자꾸만 산성화되는 방향으로 기울어진다는 사실이다.

타액의 pH도 식사 전후가 아니라면 혈액의 pH를 반영하는 상당히 훌륭한 지표가 된다. 타액 pH는 세포외 액체의 건강 상태와 세포외액의 알칼리성 미네랄 저장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타액의 pH는 보통 6.5~7.5 사이다. 대부분의 어린이는 타액 pH가 7.5다. 반면 성인의 절반 이상은 pH 6.5 이하로 노화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칼슘이 결핍돼 있음을 반영한다. 암 환자는 일반적으로 pH가 4.5이며, 말기로 갈수록 더욱 그렇다.

몸의 산성화를 막는 방도로, 생과일과 채소가 풍부한 식단을 매일 아침마다 챙겨먹는 게 가장 우선이다. 그 중에서도 레몬은 독소를 중화하고 몸을 신속하게 알칼리화하는 강점이 있다. 이는 대장과 신장을 해독(디톡스)하는 방법과도 맞닿아 있다.

(글 :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