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는 피부병이다. 건조한 겨울 공기는 반려동물의 피부 수분을 빼앗아 각질, 비듬,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피부를 심하게 긁으면 상처가 생기거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털 빠짐, 아토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피부 상태를 자주 확인하며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피부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나친 목욕은 오히려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목욕은 2~3주에 한 번이 적당하다. 목욕 후에는 반드시 피부를 충분히 건조시키고 보습제를 발라 피부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겨울철 대표 질환은 감기다. 건조한 환경은 반려동물의 호흡기 점막을 약화시키고, 이는 외부 자극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는 반려견의 경우 켄넬코프, 고양이의 경우 허피스와 칼리시 바이러스가 있다. 켄넬코프는 기침, 콧물, 재채기, 열, 식욕 부진 등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에는 호흡이 어려워지거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허피스 바이러스는 주로 호흡기 증상과 함께 눈 분비물, 발열, 식욕 감소를 일으키고, 재발성이 강해 치료 후에도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칼리시 바이러스의 경우, 구강 내 염증, 입술과 혀의 궤양, 기침, 재채기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일부 고양이에게는 관절 통증과 다리 절뚝거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겨울철의 건조한 공기와 차가운 날씨는 이러한 바이러스 감염을 더욱 촉진시키므로, 이를 예방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는 예방접종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비록 100% 예방은 어렵지만, 접종은 감기 발병 확률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신생아 기초 접종 이후 매년 추가 접종을 권한다. 또 습도 유지와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쉬는 공간에 따듯한 담요 등을 준비해 주는 것도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려묘와 달리 반려견은 추운 겨울에도 반드시 야외에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산책이다. 겨울철 산책 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바로 눈이 오면 미끄럼 방지를 위해 바닥에 뿌리는 염화칼슘이다. 염화칼슘은 물과 만나면 열을 발생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강아지가 염화칼슘을 밟을 경우, 눈을 많이 밟아 차갑고 연약해진 발바닥에 염증이나 습진, 심지어 화상까지 입을 수 있다. 이때 생긴 통증로 인해 강아지가 발을 핥으면 염화칼슘이 체내로 들어가 2차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강아지 전용 신발을 신기거나 염화칼슘이 뿌려진 구간에서는 강아지를 안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산책 후에는 반드시 발바닥을 깨끗하게 씻긴 후 말려 주고 보습제를 발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 건강 관리의 핵심을 반려동물의 면역력을 지키는 데 있다. 앞서 설명한 질병 예방법과 비타민, 유산균과 같은 영양제를 꾸준히 급여하고 적절한 산책 및 운동을 병행하면 면역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눈이 너무 많이 오거나 추운 날씨로 인해 외출이 어려운 경우, 터그 놀이나 노즈 워크와 같은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도 좋다. 만약 잘 예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춥고 건조한 겨울은 반려동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절이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리와 관심은 반려동물이 건강한 겨울을 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철 반려동물 주요 질병들의 예방법을 숙지해 반려동물과 함께 남은 겨울을 따뜻하고 즐겁게 보내기를 바란다.
(글 : 김정재 동탄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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