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타깝게도 연골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닳아 없어지는 조직이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자가적으로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복된 무릎 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관절에 염증이 나타나고 통증을 부를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진행과정이 제법 두드러지는 편이기 때문에 자신의 증상에 따라 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보통 초기에는 연골 손상이 크지 않아 단순히 무릎이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랜 시간 앉아있다 일어날 경우에만 살짝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일상에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 중기에는 연골이 너덜너덜해졌을 수 있으며, 그 영향으로 관절 역시도 영향을 받아 끝이 뾰족하게 변형될 수 있다. 가만히 앉았다 일어서거나, 양반다리를 하거나, 자세를 바꿀 때, 그리고 오래 걷지 않아도 통증이 나타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무릎이 붓기도 하며 반월상연골판 손상이 함께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연골이 이미 광범위하게 손상돼 닳아서 거의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뼈끼리 간격이 매우 좁은 상태로 거의 붙어있다고 보면 되는데,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져 특히 야간에 잠을 이루기 힘들다. 걷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 자연스럽게 움직임이 줄어들게 되고 일상에 큰 불편함이 따르게 된다.
이렇듯 진행과정에 따라 증상이 달리 나타나기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은 단계별로 치료법을 달리 해야 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쉬어주거나 찜질, 약을 먹거나 주사, 물리치료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주변 근육 단련과 평소 생활 습관을 다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완화가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에 상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주면 된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중기에는 수술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연골이 완전하게 손상된 상태는 아니지만, 남아있는 연골에서 재생을 유도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교정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간단하게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면을 다듬는 치료부터, 연골성형술이나 자연연골이식술, 줄기세포이식술 등이 그 예이다.
말기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면, 연골이 이미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환자마다 관절의 모양이나 크기, 관절염의 진행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춘 인공기구와 수술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인공관절 수술 종류로는 관절 전체를 다 대체하는 전치환술, 부분적으로만 대체하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이처럼 퇴행성관절염은 상태에 따른 치료법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무릎 통증이 나타난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아 퇴행성관절염은 아닌지, 어떤 단계에 있는지, 적합한 치료방법은 무엇인지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원을 미룬다면 그 시간만큼 연골은 계속해서 닳아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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