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에든버러대학 임상 뇌과학 센터(Center for Clinical Brain Sciences)의 루스탐 살만 박사 연구팀은 한 차례 뇌출혈을 겪은 환자에게 심근경색, 뇌경색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또는 다른 항혈소판제를 투여해도 안전하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아스피린은 출혈을 막기 위해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심근경색과 뇌경색 예방용으로 자주 사용되지만 출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한 번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뇌출혈이 또다시 발생할까 봐 아스피린 처방을 의사들은 꺼려왔다.
루스탐 살만 박사 연구팀은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디피리다몰 등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다 뇌출혈이 발생한 537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절반에게는 뇌출혈 직후 잠시 항혈소판제 투여를 중단했다가 다시 복용하게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항혈소판제를 끊도록 했다.
이후 최장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뇌출혈이 재발한 환자는 항혈소판제를 계속 복용한 그룹이 12명으로 항혈소판제를 끊은 그룹의 23명보다 훨씬 적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뇌출혈 발생 후 항혈소판제 투여로 뇌출혈 재발 위험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결과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또 연구팀은 임상시험 시작과 함께 이들 중 절반을 대상으로 뇌 MRI를 통해 뇌출혈 재발 위험의 경고신호인 미세출혈(microbleeds) 흔적이 있는지를 살펴봤는데 미세출혈 흔적이 발견된 환자도 항혈소판제의 투여가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뇌출혈 후 항혈소판제 투여가 위험하지 않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그러나 이 결과가 모든 뇌출혈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 뇌졸중 기구(European Stroke Organization) 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과 '랜싯 신경학'(Lancet Neurology)에 게재됐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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