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질환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계속 악화되어 심각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를 진행성 질환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하지정맥류'를 꼽을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혈관질환이다. 판막은 정맥의 내벽에서 혈액이 역류되지 않도록 기능하는 막으로, 다리는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 정맥 판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판막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저하되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혈액이 역류하면서 다리로 고이는 하지정맥류가 발병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다리가 붓거나 피로하고 무거운 느낌이 드는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 방치하기 쉽지만,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종아리 통증, 야간경련, 가려움증, 저림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더 악화될 경우 피부착색, 혈전, 궤양, 괴사 등 위험한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할 때 의료진을 찾는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약물치료와 같은 보존적인 방법만으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증상이 꽤 진행되었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치료가 필요한데, 고주파 치료, 레이저 치료 등을 선택한다면 큰 부담 없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지정맥류의 예방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의 생활습관을 살펴보고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도록 해야 하는데,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습관이다. 이런 습관은 하체의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하지정맥류의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만약 직업적인 이유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휴식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여 다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또, 하체에 부담이 적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혈관 건강에 좋은 식품 위주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다.
서울하정외과김연철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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