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서혜부 탈장이 있다. 아랫배의 근육이 약해져 사타구니 안쪽에 발생하는 탈장이다. 세 번째 회음부 탈장은 엉덩이와 항문 주변에서 발생하는 탈장으로 항문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횡격막(횡경막) 탈장이 있다. 횡격막에 구멍이 있거나 외상으로 인해 횡격막이 손상돼 장기가 흉강으로 침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 컬럼에서는 횡격막 탈장에 대해 적어 보고자 한다.
다양한 장기를 담고 있는 복강은 횡격막이라고 불리는 근육으로 막혀 있다. 횡격막에는 식도, 대혈관이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이 있고 사람처럼 반려견 반려묘도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호흡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횡격막이 파열되거나 횡격막에 원래 있는 구멍으로 복강에 있는 비장, 간, 위, 장과 같은 장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횡격막탈장이라고 한다.
횡격막탈장은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복막심낭횡격막탈장(PPDH – Peritoneopericardial Diaphragmatic Hernia)과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외상성 횡격막탈장으로 나뉜다. 복막심낭형격막탈장은 심장과 심장 외막 사이의 공간인 심낭과 횡격막이 제대로 폐쇄되지 못한 상태로 태어나 복강 내 장기가 횡격막을 통해 심낭이나 폐에 침범한 것을 말한다. PPDH가 생긴 반려동물의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해 보면 심장이 매우 커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폐가 눌리기 떄문에 기침, 호흡 곤란 등 호흡과 관련된 증상을 보인다. 압박 정도가 약하면 겉으로 보기에 이상이 없어 보여 성묘, 성견이 되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 등 외부에서 오는 강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외상성 횡격막탈장은 횡격막이 찢어져 장기가 흉강 쪽으로 쏟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뜻한다. 선천적인 복막심낭횡격막탈장보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PPDH처럼 호흡곤란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며 심할 경우 외상 발생으로 인해 폐출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탈장된 장기에서 출혈이나 꼬임이 발생하면 응급 상황이므로 반드시 외과적인 수술을 진행해 주어야 한다.
복막심낭횡격막탈장과 외상성 횡격막탈장 모두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을 통한 교정밖에 없다. 흉강으로 빠져나온 장기들을 다시 원래의 위치에 돌려놓고 횡격막 결손 부위를 봉합해 주는 과정을 거친다. 수술을 진행해도 눌렸던 혈관과 폐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기흉, 흉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영구적으로 폐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횡격막 근육은 매우 얇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에 소홀할 시 다시 재발할 위험도 있는 질병이다.
이렇게 여러 위험이 따르지만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다면 후유증 없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병으로 특히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복막심낭횡격막탈장은 어릴 때부터 보이기에 충분히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24시웰니스동물의료센터 노병국 원장)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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