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당뇨 유병 기간이 5년이 넘은 환자는 10명 중 2명이 당뇨망막병증에 걸렸으나 15년이 넘은 환자 3명 중 2명이 당뇨망막병증일 정도로 유병률이 급증했다.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인데 눈 가장 안쪽에 얇고 투명하게 펼쳐져 있어 외부에서 들어온 빛이 상을 맺는 곳이다. 망막을 이루는 시세포들은 이러한 빛을 감지하여 뇌에 전달하고 그 덕분에 우리가 상을 구분하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기 시작하면 말초 순환장애가 일어나 망막 또는 황반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신생혈관이 형성되어 유리체 출혈 등을 일으켜 시력저하와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어 시력 결손이 발생하면 이를 다시 원래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은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조기발견 하도록 힘써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발견 시기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당뇨망막병증은 특별히 환자가 자각할 만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 최소한 6개월에 한 번씩 망막과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안과 검진을 받아야 당뇨망막병증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비교적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안저검사를 통해 황반부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미세동맥류 주변에 황색 경성삼출물이 형성된 것을 확인하여 진단 가능하다.
만일 당뇨 환자인데 시력이 저하되거나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눈 앞에 먼지나 날파리가 많이 날아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 빛이 번쩍거리는 광시증 등이 나타났다면 당뇨망막병증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망막 손상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데 눈에 신생혈관이 생성되어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 심한 유리체 출혈이 생기지 않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면 레이저 치료나 주사 치료 등을 통해 출혈을 억제하고 신생혈관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미 출혈이 심하게 생긴 상황이라면 이는 안과 분야에서 응급을 다투는 사안이기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유리체 출혈이나 견인성 망막박리가 진행된 상태라면 유리체절제술이 불가피하며 치료 시기가 늦어진다면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될 수 있다.
(글 : 서울퍼시픽안과 조준희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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