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피부 및 안과질환 많아… 의료시설 붕괴로 기저질환자 발동동

‘그린닥터스-온병원그룹사회공헌재단튀르키예대지진대한민국긴급의료봉사단’의료진들이책상을임시진료소삼아지진피해자들을진료하고있다.
‘그린닥터스-온병원그룹사회공헌재단튀르키예대지진대한민국긴급의료봉사단’의료진들이책상을임시진료소삼아지진피해자들을진료하고있다.
20일 그린닥터스-온병원그룹 사회공헌재단 합동 긴급의료봉사단은 주말인 18일 오후 1시(튀르키예 현지시각) 이스켄데룬 이재민캠프에 설치돼 있는 컨테이너하우스에서 임시 진료소를 차려 곧바로 진료활동에 나섰다고 밝히며 이들의 활약상을 전했다.

긴급봉사단 단장인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안과전문의)을 비롯해, 온종합병원에서 파견된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과장․김석권 성형외과 과장, 일신기독병원 박무열 외과과장 등이 진료에 참여했다.

봉사단은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잔해 등에 손상 입은 탓인지 안경이 깨지는 바람에 생활불편을 호소하거나, 눈이 잘 안 보이지 않는다며 안과질환을 호소하는 이재민들이 진료소를 많이 찾아왔다”며 “그외 알레르기 등 피부 질환 환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외과계 환자, 당뇨나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들이 지진 등으로 제때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그린닥터스의 임시진료소를 몰려들어 약 처방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네댓 살로 보이는 아이가 머리 뒷부분을 다쳐서 앰뷸런스로 이송중이라는 소식에, 때마침 외래진료 중이던 김석권 성형외과 과장이 봉합수술을 준비했으나 다행히 꿰맬 정도로 찢어지지 않아 드레싱처치를 받고 귀가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첫날 임시진료소에서 작은 수술 2건을 비롯해 △소아과 20명 △외과 12명 △성형외과 20명 △안과 25명 등 모두 77명의 이재민들을 치료했다.

주로 아이들을 진료한 오무영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소아 환자의 경우 저개발국에서 빈번한 양쪽 귀에서 고름과 함께 통증을 호소했고, 심지어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며 지진복구 지연으로 아이들이 치료적기를 놓칠 것을 우려했다. 어른들은 피부 가려움증과 위장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오무영 과장은 덧붙였다.

이스켄데룬 이재민캠프에서는 영어로 소통하면서 튀르키예 의료진들과 공동 협력진료 활동을 펼쳤다. 튀르키예 의료진들은 현지서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대한민국 그린닥터스 의료진들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이스켄데룬의 일정을 마무리한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베이스캠프를 차린 아다나에서 차량으로 3시간 이동해 안타키아(안디옥)의 무너진 교회 마당에 임시 진료실을 마련해 이재민들을 치료했다. 안타키아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119대원들이 인명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지진 중심지인 탓에 주민들은 대부분 안전한 곳에 설치돼 있는 이재민캠프로 이동하는 바람에 도시의 집들은 텅 비어 있었다. 안타키아에 도착한 그린닥터스는 근처를 지나던 튀르키예 군인의 도움으로 무너진 가게 안에서 꺼낸 책상 등으로 임시진료실을 꾸려 진료해야 했다.

그린닥터스 의료봉사단은 진료를 마친 이재민들에게 집에서 응급상황에 간단히 대처 가능한 의약품 등이 담긴 응급의료키트 100개를 나눠줬다. 그린닥터스는 또 여진 등에 대비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해간 비상용손전등과 텐트 배터리 등과 진료하고 남은 의약품들을 현지 이재민 지원단체 등에 기증했다.

정근 단장은 “진료시간이 미리 정해진 탓에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찾아온 많은 이재민 환자들을 돌보지 못하고 철수해 무척 아쉬웠다”면서도 “튀르키예 국가재난청(AFAD)에서 대한민국 의료진의 현지 진료활동을 직접 승인해 주고, 버스까지 지원해 그린닥터스 봉사단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역대 어느 재난지역에서보다 더 편하게 진료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근 단장은 또 튀르키예 재난지역엔 생필품 등 물자는 상대적으로 풍족한 편이나, 의료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못한 실정이라며 더 많은 나라의 의료지원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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