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서울의원하정훈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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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암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HPV는 흔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도암을 비롯한 두경부암의 원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HPV로 인한 편도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1980년대 전체 편도암 환자 중 HPV 양성 편도암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무려 70%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HPV 음성 편도암은 흡연, 음주가 주요 원인이지만 HPV 양성 편도암은 변화한 성관계 방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에서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성생활 파트너와 구강성교 파트너의 수가 많고 첫 성 경험 연령이 빠를수록 HPV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PV 양성 편도암 환자는 HPV 음성 편도암 환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3~4세 정도 낮은 편이고 50세 미만의 젊은 환자도 많은 편이다.

HPV 감염으로 인한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고 싶다면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여성들만 맞는 백신이라는 편견이 팽배하지만, 남성이 HPV를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고 HPV로 인해 편도암, 항문암 등 여러 암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녀 모두에게 HPV 예방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급적 성관계를 하기 전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설령 성접촉을 한 이후라 하더라도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만 9세~45세의 남녀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편도암 의심 증세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편도암은 대체로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고 치료 시기 또한 놓치기 쉬운 편이다. 게다가 편도 깊은 곳에서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편도암은 경험이 많은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꼼꼼하게 관찰하지 않더라도 발견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빨리 발견해 치료할수록 예후가 더 좋기 때문에 조기 발견하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일 편도가 한 쪽만 크기가 큰 경우, 목 한 쪽에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 안쪽에 뭔가 머금고 내는 듯한 목소리의 변화, 구강 출혈, 목에 만져지는 멍울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편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편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후두내시경 검사나 경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편도암을 비롯한 구인두암을 진단할 수 있으며 추가로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확진한다.

증상이 없는 초기 편도암을 발견하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배우자나 성관계 파트너가 자궁경부암이나 음경암 등 HPV로 인한 암 진단을 받은 상태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다 해도 인후두내시경, 경부 초음파검사 등 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땡큐서울의원 하정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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