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재서강대신문방송학과교수(매스컴학박사,보건정책석사)
유현재서강대신문방송학과교수(매스컴학박사,보건정책석사)
질병의 증상이나 감염경로, 중증도가 다르다는 등 의료적 사항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질병 관련 소통을 공부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자이자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 위 3종의 질병에 대해 떠오르는 사항들이 있어서 한번 짚어보려 한다. 일단 3종 모두가‘감염병’이며,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www.kdca.or.kr) 사이트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국가가 유의해서 챙기고 있는 주요한 질병이다.

하지만, 질병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나 자신’혹은 우리 가족 등‘가까운 사람들’이 자주 걸리거나 하는 질병으로도 딱히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이 같은 인식은 급기야“한 때 심각했던 것은 기억나는데, 아직도 걸리나? 없어진 거 아닌가?”라는 판단에까지 이르게 한다. 질병의 존재는 알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다수가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고통받는 질병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해보면, 절대로 그렇지가 않다. 3종의 감염병이 초래하고 있는 위험성은 여전히 무시할 수준이 아니며, 심지어 더욱 심해지는 경향 또한 보이고 있다. 엄연한 팩트다.

일단 말라리아의 경우, 우리 정부에서는 말라리아 ‘재퇴치’ 실행 계획을 적극적으로 수행 중이며, 전국 30개 시군구 지역을 설정해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곧 일부 ‘특정한’ 지역에서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위험한 질병이란 의미다. 바로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특성상 말라리아는 초여름으로 진입하는 4월부터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한다. 국민 다수가, 말라리아는 해외에서 주로 발생 한다고만 생각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말라리아 발생국이며 매년 발생의 빈도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에서 제반사항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주민 및 고위험군 대상 교육과 홍보는 물론 환자 발생 시 필요한 역학조사와 방역조치도 철저히 수행한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매년 4월 25일은 세계 말라리아의 날이며 관련 정보가 연중 가장 활발하게 공유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5년간 평균 약 300명이 매년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있으며, 비율로는 2020년 기준 OECD 국가 가운데 2위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한때 퇴치를 선언할 정도로 발생률이 희박했지만 다시 감염자가 등장 및 증가했고, 현재 말라리아 재퇴치 5개년 실행계획을 2019년부터 수행하는 과정에 있다. 3급 전염병으로 분류되는 말라리아는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데, 말라리아 원충에 의해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상황’은 시작된다.
개인이 느끼는 주요 증상은 오한과 발열이 대표적이며, 빠르게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국은 제안하고 있다. 적절한 처방과 처치만 시행될 경우 완치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군부대가 위치한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일반인들이 대규모로 거주하는 지역에서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는 말라리아 관련 특별히 유의해야 하는 지역 30개 지역이 공지되어 있으며, 예방은 물론 감염시 적절한 행동요령 또한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꼼꼼히 확인하시길 추천해 본다.

결핵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심각한 질병이다. 보통 결핵을‘후진국형 질병’이라 폄훼하지만, 자타공인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인 2023년 대한민국에서 결핵은 꽤 유행하는 질병이다. 매년 3월 24일을 결핵 예방의 날로 정하고 있으며, 특별히 경각심을 유도하고 있을 정도이다. 보도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발생비율이 무려 26년째 1위이며, 놀랍게도 현재 코로나19를 제외할 경우 법정 감염병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주 이상 기침을 할 경우 반드시 결핵 검진을 받아야 하며, 평소 잦은 환기와 기침 예절 실천이 생활 속에 반영되어야 함을 조언하고 있다. 균형있는 영양섭취와 꾸준한 운동에 의한 면역력 증강도 예방 수칙으로 빠뜨릴 수 없고 말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결핵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약 40명 수준이며, 국민 중 약 3분의 1은 결핵균 보균자라는 깜짝 놀랄 보도도 있었다. 보통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몸 상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발현되어 본인과 주변인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결핵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보편적 생활환경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전해지는데, 인스턴트식품 섭취와 무리한 다이어트, 음주 및 흡연도 결핵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니, 조심할 일이란 생각이다. 결핵에 대한 생생한 현실과 예방법, 감염 시 행동수칙 또한 질병관리청 웹사이트에서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반드시 들러볼 일이다.

에이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얼마 전에는 호텔과 클럽에서 필로폰을 투약하고 파티를 벌인 남성 60명이 무더기로 검거되었는데, 놀랍게도 전원 에이즈에 감염된 상태라는 충격적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에이즈 또한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국가의 관리 하에 있으며, HIV라는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로부터 시작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가 병행되어 바이러스의 활동이 억제될 경우 에이즈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며, 우리는 물론 전 세계 차원에서 에이즈 예방법과 감염인에 대한 차별 및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이 집중된다고 알려진다.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HIV의 감염경로는 단연 감염인과의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가 꼽히며, 주사기 공동사용과 혈액 수혈 등이 주요 변수라고 한다. 대표적인 예방 수칙이 올바른 콘돔 사용과 안전한 성관계, 그리고 조기 검사라고 하는 이유다.

난감한 상황은, 전 세계 HIV 감염은 줄어들고 있지만 국내 감염인의 수는 오히려 증가세에 있다는 점이다. 2019년 한 해 감염자는 1,222명이었고, 이후 다소 줄어든 수치가 확인되었지만 이는 2020년 1월부터 코로나가 확산되며 전국의 보건소에서 HIV 검진이 여의치 않았던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에이즈 또한 질병관리청이 주무 기관이며, 예방과 퇴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사회가 특정한 질병과 멀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이 각각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야 한다. 코로나든, 위 언급한 3종 세트든 간에, 국가의 역할과 지역 사회의 역할, 개인의 역할 등 수 많은 변수들이 투입되며 질병의 증감 여부는 결정되기 때문이다. 질병 관련 소통, 즉 헬스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해 보인다. 일단 어떠한 감염병들이 정확하게 어떠한 상황인지 파악해야 할 것이고,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예방책과 행동 방식이 무엇인지 주변에도 부지런히 알려 감염 변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일 듯하다. 어차피 질병 없는 세상이란 있을 리 없고, 언제든 감염병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공존하는 운명이다. 정보를 파악하고, 충분히 인지하며, 일상에 반영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의 선순환을 위해, 모두가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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