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코 안에는 좌측, 우측 콧구멍을 나누어주는 일종의 칸막이 역할을 하는 비중격이라는 뼈가 있다. 그런데 이 뼈가 C자, S자처럼 조금씩 휘어지면 콧구멍이 좁아지면서 코막힘을 유발한다. 이러한 상태를 바로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비중격만곡증은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매우 흔한 편이지만 평소 콧속 상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비중격만곡증 환자임을 알지 못하고 생활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비중격만곡증이 심한 사람은 수시로 코막힘이나 콧물, 호흡곤란 등을 경험하고 심지어 안면 통증이나 코골이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제 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여 코막힘 등이 더욱 심해지면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서 입 속 수분이 말라 충치 등에 더욱 취약해지며 입냄새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구강호흡으로 인해 인중이 늘어나는 등 외모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비중격만곡증이 심한 사람들은 부비동염, 축농증, 코피 등 여러 증상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수시로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비중격의 상태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비중격만곡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중격만곡증 수술이 필요하다. 우선 내시경 검사로 코 속 상태를 살피고 X-ray, CT 등을 통해 비중격의 휘어짐 정도를 확인하여 비중격점막하 절제술이나 비중격성형술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비중격점막하 절제술이란 휘어져 있는 점막 아래의 비중격을 절제하여 구불구불한 비중격을 일자로 펴주는 방식이다. 비중격성형술은 연골을 제거하는 대신 물리적으로 교정하여 펴주는 수술이다.
비중격만곡증 수술은 대개 내시경을 통해 최소 침습형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코의 외형상 변화는 크지 않은 편이다. 통증이 그리 심한 케이스는 아니지만 지혈을 위해 24시간 정도 코를 계속 막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는 직장, 학교에 가지 않고 휴식하는 것을 권한다. 회복 기간은 평균 4주 가량이며 수술 후 헬스나 웨이트, 달리기처럼 힘이 들어가는 일을 피해야 조속히 회복할 수 있다.
비중격은 누구나 조금씩 휘어져 있으므로 비중격만곡증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휘어진 정도가 너무 심해 일상 생활이 힘든 경우라면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만성적인 질환이나 변형이 생기기 전, 수술을 통해 코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기 바란다.
(글 : 두리이비인후과 이세윤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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