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의 무릎 과부하를 막는 근위경골절골술
오다리는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져 똑바로 서도 양측 무릎이 닿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다리가 휘면서 내측으로 체중이 쏠리고 부담을 더 많이 받아 관절이 빨리 닳고 관절염도 악화시킨다. 근위경골절골술은 이 휜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이다. 수술 목적은 덜 사용한 외측 구획으로 체중부하를 분산해 내측 구획 관절의 손상과 관절염 진행속도를 늦추고 통증과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수술은 무릎 근처에서 경골(정강이뼈)를 자르고 벌려서 휘어진 무릎의 각도를 교정하고, 이를 잠김금속판의 골유합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가에서 정한 근위경골절골술 보험 기준은 나이 70세 이하, 관절염 1~3기, 다리 모양은 내반슬(오다리) 5도 이상이 해당된다.
기대수명 고려 50~60대 관절염 환자에게 추천
보통 무릎 관절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먼저 생각할 수 있지만, 인공관절은 15~20년 정도 사용될 수 있어 비교적 젊은 50대 후반 60대 초반의 연령대에는 권하지 않는다. 그 대신, 비교적 젊은 나이에 관절염이 심해져 O자형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자신의 관절을 유지하면서 휜다리도 교정하고 관절염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내측 개방형 근위경골절골술을 시도할 수 있다.
의학의 발달로 근위경골절골술을 포함한 관절 수술을 받는 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행위통계에 따르면, 2012년 근위경골절골술을 받은 60대 환자의 비중은 18.1%였다. 2022년에는 같은 수술을 받은 60대 환자의 비중이 36.6%로 2배 증가했다. 인공관절수술은 70대, 80세 이상 환자의 비중이 2012년 52.6%에서 2022년 63.1%까지 증가했다.
김준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근위경골절골술, 인공관절수술 모두 10년 새 수술 건수도 크게 늘었다”며 “이는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적절한 치료대상 선정이 가능해졌고, 술기 발달, 인공관절 등의 발전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연골 재생 수술 병행도 가능, 다양한 연구 진행 중
근위경골절골술은 뼈를 잘라서 벌리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출혈이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수술 전후로 약제, 혈압 조절 등으로 출혈 위험을 많이 줄일 수 있다. 골유합을 유도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정력이 강한 잠김 금속판도 발달하여 절골하고 벌린 뼈를 더 단단하고 강하게 고정할 수 있다. 그래서 수술 직후에도 목발을 이용하여 걸을 수 있다. 근위경골절골술은 큰 재활이 필요하지 않고, 4~6주간 목발을 이용한 보행을 통해 수술 부위에서 교정각 소실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무리한 운동은 수술 상처에 안 좋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근위경골절골술은 연골 재생 수술을 병행하여 시행하기도 한다. 미세천공술, 자가 골수 흡입물(줄기세포라고 표현하기도 함), 카티스템(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줄기세포)을 시행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근위경골절골술만 시행한 경우와 연골 재생술과 병행한 경우 사이에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 줄기세포 수술(카티스템 등)은 본래 연골세포(유리연골)와 비슷한 연골로 재생이 됐다는 보고가 있어 기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 김준호 교수는 “근위경골절골술과 줄기세포 수술은 만능이 아니다. 둘을 병행한다고 인공관절수술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줄기세포 수술은 아직 장기간 추시한 연구들이 많지 않아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 당부했다.
골다공증·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겐 부적합
근위경골절골술로 O자형 변형을 교정하면, 관절염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관절이 받는 체중 부하를 줄일 수 있어 관절염의 가속화를 막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공관절수술 시기를 평균 7~10년 가량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수술명처럼 뼈를 자르는 수술이기 때문에 심한 골다공증,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겐 적합하지 않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경우는 보존 치료를 하다가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하는 편이 더 낫다.
수술로 관절염 악화를 늦추고, 통증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술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연골 재생 수술법이랑 병행해도 마찬가지다. 수술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전·후로 체중 관리를 해줘야 하고, 근력과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김준호 교수는 “관절염 환자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적당한 근력을 유지해줘야 체중의 무릎 과부하를 방지할 수 있으니 하체, 허벅지 근력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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