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아림한의원대구본점김대억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해아림한의원대구본점김대억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안모씨(남, 32세)는 최근 들어 늘어난 업무와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부쩍 늘어났다. 잠자리에 들면 이런저런 생각이 끊이지 않아 도무지 깊은 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불면증으로 잠이 안 올 때 오늘은 얼마나 잘 수 있을지 매일 걱정스럽기만 하다. 잠 잘오는 법을 찾아보고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서 먹어도 봤지만, 그마저도 내성이 생길까봐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게다가 탈모까지 생겨 스트레스가 늘어만 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51만 326명이었다가 매년 약 8%씩 증가해, 2021년 한 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방문한 사람은 70만 9,233명에 이른다고 한다. 불면증은 크게 입면장애, 수면유지장애, 조기각성장애로 나뉘어 진다. 잠이 드는데 약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면, 입면장애, 잠들긴 힘들지 않으나 수면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어 자는 도중 깨는 횟수가 5회 이상이다면, 수면유지장애, 전체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데도 잠이 깨어 다시 잠들 수 없다면 조기각성장애라고 할수 있다.

보통 불면증 자가진단 후 내원하는 환자들은 잠이 안 와 수면유도제나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의료기관 방문 시 불면증 극복하는 법, 잠 잘 오는 방법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약물로 뇌의 각성을 억지로 조절할 경우, 약을 끊고 나면 다시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전에 겪었던 불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불면증이 자율신경실조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데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지지 못해 다음날 일상생활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에는 빨리 불면증 치료를 시작하면 할수록 유리하다. 불면증을 방치하다 보면 심근경색, 뇌졸중(중풍)과 같은 심혈관계질환, 뇌혈관계 질환의 발병률이 급격히 올라가게 되고 잠에 대한 강박사고와 불안장애 발병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단기의 수면장애는 몇 가지 수면 위생, 약물이나 침 치료로 쉽게 개선되는 편이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불안장애, 강박증 경향을 가지고 있던 상태에서 수면장애를 동반해서 경험하게 되면서 잠들지 못하는 현재 상황과 그로 인한 내일 낮 시간의 부정적 영향들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면서 일종의 수면에 대한 강박증 경향과 예기 불안을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불안장애와 불면증은 서로가 원인이기도, 결과이기도 해서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보이는 경우가 많아 둘은 분리하지 않고 함께 개선시키는 것을 일반적인 치료의 목표로 삼는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분류하여 파악하고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잡념과 생각이 너무 많은 사결불수(思結不睡), 정신적인 충격이나 예민함에 의한 심담허겁(心膽虛怯), 과도한 노동이나 성생활에 따른 음허내열(陰虛內熱), 또한 장기간의 스트레스에 의해 심리적 압박과 울체가 심한 간기울결(肝氣鬱結)등 다양한 촉발원인을 중심으로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를 하게 된다.

생활상에서도 불면증을 개선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 잠들기 전에는 격한 운동은 피하고 수면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는 것이 좋고,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음주나 수면제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카페인이 많은 음료를 피하고 흡연을 삼가며, 칼슘, 비타민 B, 칼륨이 풍부하게 함유된 통곡식으로 생식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바로 ‘잠을 자야만 한다는 강박’을 줄이기이다. 불면증에 대한 한의학 치료는 두뇌 기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두뇌가 불안을 통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신체나 환경의 미세한 변화에 차분하게 반응하여 교감신경을 항진시키지 않고 제어할 수 있게 하며, 낮에 각성 됐던 뇌는 자기 전 충분한 이완과 수면 준비과정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치료한다. 더불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자기 전 반신욕, 낮 시간의 햇빛 보기, 운동, 수면 전 스크린타임의 제한 등이 있다. 더불어 음주나 흡연,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멀리하는 것은 물론, 운동이나 그밖에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자는 동안 뇌 기능의 회복이 저하되어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불안장애와 같은 신경정신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저하되어 업무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짜증이 쉽게 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만큼 불면증 치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할 수 있겠다.

(글 : 해아림한의원 김대억 원장(한방신경정신과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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