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전방위증' 걷거나 자세를 변화시킬 때 허리 및 엉덩이에 통증 ... 다리가 저리거나 쥐가 날 수도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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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 주로 움직이는 것은 골반과 다리이지만 몸의 중심이 되는 척추 역시 부담을 겪는다. 때문에 걸음을 오래 걷기 힘들거나 걸을 때 통증이 있다면 척추 질환 역시 의심해 봐야 한다. 이 때 의심할 수 있는 척추질환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본다.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때론 쥐가 나는 듯 아픈 '척추전방위증'

몸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는 직선 모양이지만 측면에서 보면 직립보행을 위해 S자 모양을 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26개의 척추뼈들이 일정한 정렬로 뼈 위에 다른 뼈가 쌓여 있는데 여러 원인으로 인해 아래 척추뼈에 비해 위쪽 척추뼈가 앞으로 튀어나와 정렬 상태가 비정상적인 경우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한다.
노화로 인해 척추 관절이 비대해지거나 간격이 좁아지는 등 퇴행성 변화인 경우, 복부 비만으로 인해 무게 중심이 전방으로 이동된 경우, 선천적 구조 이상인 경우, 소아청소년기에 무리한 힘이 척추에 가해진 경우, 외상 등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으나 흔히 허리 아래쪽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걷거나 자세를 변화시킬 때 허리 및 엉덩이에 통증이 발생하며 다리가 저리거나 당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자주 다리에 쥐가 나며 다리가 차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긋난 척추로 인해 신경 압박을 받게 되면 보행 시 통증이 더 심해지며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감소되다가 허리를 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정동문 소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이름 그대로 풀어 말하면 척추가 앞쪽으로(전방) 위치가 변형되어(전위) 아픈 질환으로 다른 척추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데 나이가 들어서 혹은 무리해서 허리가 아프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라며 “방치할 경우 신체 보상 작용으로 후관절이 두꺼워져 척추관협착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와 달리 척추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엑스레이 검사로 척추뼈의 구조와 밀려난 정도 등을 확인해 진단을 하며 신경 압박 상태나 척추관 협착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CT 및 MRI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초기에는 통증 완화 및 척추 안정화를 위해 침상 안정,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진행하며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생활 습관을 교정과 과체중이라면 체중조절이 필요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평소 척추전방전위증을 비롯해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물건을 허리를 숙여 올리는 등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교정하도록 하며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키는 비만이나 흡연은 금하는 것이 좋다.

칼슘, 비타민D 등 관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챙겨 먹으며 근력 강화를 위해 주 3회 이상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실시하도록 한다.

엉덩이에 찌르는 통증, 걸음 멈추고 쪼그려 앉으면 나아지는 ‘척추관협착증

나이가 들수록 허리가 굽고 걸을 때 힘이 든다. 흔히 말하는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를 말하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장애가 나타난다.

통계적으로 여성, 50~60대 중장년층에서 질환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제4~5 요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은 운동량이 많은 요추(허리)와 경추에서 잘 발생한다. 요추관 협착증은 허리 통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와 다르게 엉덩이나 항문 쪽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과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 습하고 찬 환경에서 악화되고 따뜻하게 해 주면 완화된다.

허리를 굽히거나 걸음을 멈추고 쪼그리고 앉아서 쉬면 증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걸으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이와 같은 증상을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증이라고 하며 협착의 정도가 심할수록 보행거리가 짧아진다. 종아리, 발목, 무릎, 허벅지를 따라 넓은 범위의 감각소실 및 저림과 같은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의 크기는 자세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허리를 펼 때 증상이 악화되고 구부릴 때 호전된다. 걷다가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은 보통 신경관 공간을 넓히기 때문에 취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며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차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병의 진행을 의미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허리디스크에서는 말랑한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데, 척추관협착증에서는 뼈와 관절과 같은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른다. 또한 허리디스크는 빠르게 통증이 진행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통증이 심해 허리를 펼 수 없거나 걷는데 불편함이 생긴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약 50% 환자에서는 수술 없이 증상의 호전이 있지만, 재발 가능성은 늘 있다. 수술적 치료는 2~3개월 동안 비수술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하지 마비 증상, 대소변 기능 장애가 나타나면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경모 과장은 “척추관협착증에 추간판탈출증까지 있는 환자라면 허리를 비틀며 움직일 때 튀어나온 디스크로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가벼운 물건이라도 허리를 구부려 들지 않고 반드시 앉은 자세에서 몸과 물건을 밀착시켜 일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과장은 “담배는 요통에 좋지 않고, 허리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과 수영 등이 요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한 자세를 오래 지속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서 있는 것보다 척추 하중이 훨씬 크므로 오래 앉아야 하는 경우에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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