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월경)은 가임기 여성 건강을 가늠하는 척도다. 생리주기는 여성이 성숙한 난자를 배출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주기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생리주기는 24~38일 사이로 평균 4.5~8일간 지속된다. 한 주기당 생리양은 20~80ml의 정도이다.

생리주기와 기간, 양은 개인별로 차이를 보이며, 스트레스나 영양 불균형, 다이어트, 비만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고 생리 양이 많거나 적어지는 생리불순이 반복되면 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

생리주기가 35일 이상 길어지면 희발생리, 24일 이하로 짧아지면 빈발생리라고 한다. 생리양이80ml 이상인 경우 월경과다로 본다. 정상적인 생리주기를 벗어나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면 무월경으로 진단한다.

이혜연 봄그린산부인과 대표원장
이혜연 봄그린산부인과 대표원장
생리불순을 겪는 중학생, 고등학생 등 청소년이 늘고 있다. 청소년 생리불순 증가는 학업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등이 요인이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화학물질이 포함된 환경호르몬에 과도하게 노출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리불순은 부인과 질환의 징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배란이 원활하지 않아 생리불순이나 부정출혈을 일으킨다. 방치하면 난임이 발생할 수 있다. 자궁 내벽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인 자궁근종 역시 크기와 위치에 따라 생리 과다 또는 비정상적인 출혈 등을 유발한다.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외부로 확산되는 자궁 내막증의 경우, 생리불순과 함께 극심한 생리통을 동반한다. 방치하면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생리불순이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약물 복용과 같은 요인이라면, 건강하게 일상을 회복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양에 문제가 있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여러 다른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생리주기가 길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뼈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우려가 있다. 생리가 생성되지만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다면 자궁 내막에 염증이나 혹이 생길 수 있다.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면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초경을 시작하고, 초경 2~3년 이내에 생리주기가 완성된다. 초경 2~3년 후에도 3개월 이상 생리불순이 지속되고 있거나, 정상 생리 기간 외에 출혈이 발생할 때, 생리양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평소와 다른 극심한 생리통이 동반된다면 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생리불순이 있더라도 산부인과 내원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검진으로 진단할 수 있는 만큼 망설이지 말고 내원해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 : 이혜연 봄그린산부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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