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에 감염된 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일부 경우에서는 피부나 점막에 사마귀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사마귀는 손, 발바닥, 얼굴 등의 부위에서 흔히 발생하며, 생식기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다. 생식기에 나타나는 사마귀는 흔히 첨형콘딜로마(condyloma acuminatum)라고 불리며 여성의 경우 외음부, 질 벽, 항문 주위, 자궁경부에 발생하며, 남성의 경우 음낭, 음경, 항문 주위에 발생한다. 사마귀는 보통 분홍색, 회색, 갈색의 작고 오돌토돌한 혹으로 시작되며 여러 개가 모여 산딸기나 컬리플라워 모양을 형성하기도 한다. 임신한 여성의 경우 사마귀의 크기가 갑자기 커질 수 있다.
HPV는 주로성 접촉을을 통해 전파되며 피부 접촉을 통해 성기 주변, 항문, 구강으로 옮겨갈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피부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거나 사마귀에 직접 접촉함으로써 전파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염된 본인조차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HPV 감염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맨눈으로 사마귀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고위험군 바이러스의 자궁경부세포진포진 검사(PAP smear)를 통해 자궁경부 세포의 변화를 관찰하고 DNA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의 종류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에 세포 변화가 의심될 경우 자궁경부확대경을 통해 세포를 관찰하고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적인 진단을 내린다.
HPV 감염 자체를 완치하는 치료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되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에 대한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사마귀가 있는 경우에는 바르는 약물, 레이저치료, 냉동치료, 전기소작치료 등의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예방 측면에서는 HPV 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으며 현재 많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예방접종은 감염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으므로 적기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2006~2012년생 여성 청소년과 1997~2005년생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HPV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지원은 첫 접종 시기에 따라 2회 또는 3회 접종이 필요하며, 2011~2012년생에게는 사춘기 성장 발달, 초경 관련 등 건강상담도 함께 지원한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올해 마지막 지원 대상인 2006년생 여성 청소년과 1997년생 저소득층 여성은 올해 12월 31일까지 무료 접종을 완료해야 하므로 가까운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방문해 접종을 받는 것이 적극 권고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지영미 청장은 "HPV 예방접종은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필요 횟수만큼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료 접종 시기를 놓쳐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은 만큼 이번 연도 마지막 지원 대상인 분들은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HPV 예방접종을 반드시 완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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