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닥터스재단(이사장 정근·온병원그룹 원장)은 “의사 5명을 포함한 15명의 봉사단이 9월 12일부터 추석 연휴를 거쳐 23일까지 11일간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 등에서 아프리카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다”고 12일 밝혔다. 의료봉사단은 1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에서 버스로 인천공항을 이동해 13일 새벽 항공편으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공항을 거쳐 케냐 나이로비로 이동하는 대장정에 올랐다.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에는 정근 이사장(안과전문의)을 비롯해, 정가정의원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전문의), 인제대의대 박석주 교수(부산백병원 신장내과), 정신건강증진센터 김상엽 소장(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윤선희 이사장(안성형·병리학) 등 온종합병원 소속 의료진 등 5명의 의사가 동참한다. 또 박명순 사무총장, 권소현 부총장, 강순영 이사(현직 부장판사), 윤지민 이사(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과장) 등 그린닥터스 임원과, 김은전 마이금융파트너 대표·허소라 한아기계 이사·이은주 온그룹의료재단 이사 등 여성 기업인, 의료전문채널 ONN닥터TV PD 3명 등도 합류했다.
BNK부산은행(은행장 방성빈)은 2천만 원을 기부해, 추석연휴 동안 케냐에서 인술봉사를 펼칠 그린닥터스 의료봉사단을 격려했다. 명인, 이노앤,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삼남, 제일, 대웅, 영풍, 파마킹, 동화, 코오롱, 신풍, 일동, 녹십자, 한국약품, 라이트팜텍, 신명약품 등 제약회사와 의약품유통회사 20여 곳에서 해열진통제, 진정제, 안과약, 항히스타민제, 이뇨제, 진해거담제, 골격근이완제, 소화제 등 의약품 1억여 원어치를 기부했다. 그린닥터스는 이 의약품들을 봉사 활동 중 사용하고, 나머지는 케냐 나이로비에 개설하게 될 ‘그린닥터스약국’에 비치해 사용할 계획이다. 케냐 그린닥터스약국은 그린닥턱스 아프리카 지부장을 맡게 되는 사나그룹 최용석 대표가 책임 운영하게 된다.
이번 케냐봉사단은 첫날인 14일 케냐 룬가에 있는 사나그룹 공장을 찾아가 현지 근로자 7천여 명을 무료 진료한다. 사나그룹은 한국인 최영철(69) 회장이 일군 기업으로, 아프리카 케냐에서 가장 유명한 한인 기업이다. 1989년 설립된 가발 제조업체 사나그룹은 동아프리카 가발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현재 케냐 8대 기업(납세액 기준)으로 성장했다. 사나그룹은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잠비아, 짐바브웨, 모잠비크, 우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케냐 포함 10개국에 공장을 두고 1만여 명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삼성전자나 현대차보다 더 유명한 한국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사나그룹 창업주 최영철 회장은 “40년 전, 제 나이 29세에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 첫발을 디뎠으며, 그때 어려웠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울컥한다”면서 “올해 봄 우연히 서울에서 만난 고교(경남 진주고) 5년 후배인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이 이번 케냐 의료봉사를 제안해 다시 한 번 가슴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사나그룹의 가발공장 외에도 마사이마라 루이루 지역의 고아원 등을 방문해 무료 진료활동을 펼치게 된다. 마사이마라는 마사이 종족이 사는 지역으로, 마사이 언어로 ‘드넓은 땅’이라는 뜻이다.
그린닥터스재단 정근 이사장은 “15년여 전에 코트디부아르 봉사 이후 또 다시 그린닥터스가 아프리카 오지로 봉사를 오게 됐다”며 “이번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진료 활동뿐만 아니라, 케냐 국립가축연구소 등을 방문해 최근 국제 의료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인수(人獸) 공통감염병’ 연구 현황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린닥터스는 케냐 나이로비에 지부를 설치하고, 케냐 의사들을 부산으로 초청해 연수하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