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10일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맞은 후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는 최근 5년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 사례 보고 건수는 2019년 436건에서 2023년 1천626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대한 이상 사례는 2021년 32건에서 2023년 113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6월까지 중대 이상 사례는 81건에 달하며 지난해 전체 보고 건수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통증·출혈, 두드러기·발진 등 피부 이상, 두통과 어지러움 등의 신경계 이상 증상이 보고됐다. 중대 부작용으로는 폐렴·바이러스 감염, 발작·두개 내압 증가, 척추측만증·사지 비대칭과 같은 근골격계 문제 등이 자주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성장호르몬 주사제와 부작용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이 주사제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오남용을 경고했다.
성장호르몬 주사제는 원래 성장호르몬 결핍, 터너증후군, 저신장증 등의 치료 목적으로 처방된다. 그러나 '키 크는 주사'로 잘못 알려지며 불필요한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성장호르몬 주사제 처방 건수는 19만1건이었으나, 2023년에는 24만7천541건으로 늘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처방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2022년 1만8천713건에서 2023년 1만3천518건으로 급증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도 여전히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식약처는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안전한 사용을 알리기 위해 안내문을 배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의료기관과 약국에서의 과대광고를 점검하는 등 오남용 방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장호르몬 주사제가 정상인에게 장기간 과량 투여될 경우 말단비대증, 부종, 관절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전진숙 의원은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부작용이 급증하는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적절한 오남용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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