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스트레스, 면역 이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근육통, 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 동반
◇ 만성 피로 증후군의 진단 기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기준에 따르면 만성 피로 증후군은 1)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2)현재의 힘든 일(Work)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며 3)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4)만성 피로 때문에 직업, 교육, 사회, 개인 활동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비해 실질적으로 감소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1994년 개정).
황두나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지만 실제로 만성 피로 증후군의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는 드문 편이다"라며 "최근 만성 피로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진단이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 유병률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복합적 원인들로 발생... 증상만으로 특정하기 어려워
만성 피로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추정 원인으로 감염, 면역 이상, 내분비/대사 이상, 뇌의 기질적 변화, 그리고 장내 미생물 불균형 등을 들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단일 원인이 아닌 여러 가지 유발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공통적인 결과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원인이 다양하고 모호한 만큼 나타나는 증상만으로는 만성 피로 증후군을 특정할 수 없다. 황 과장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심한 피로를 쉽게 느끼는 것, 집중력 장애, 인지 장애, 우울, 불안, 수면 장애 등의 정신적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두통, 인후통, 경부 및 액와 림프적 압통, 근육통, 관절통, 열감, 근육 약화 등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호흡곤란, 불규칙 맥박,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 명확한 진단법과 치료법 없어... 여러 방법 조합해 맞춤 치료 시행
원인과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만성 피로 증후군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은 아직 없다. 먼저 일반적인 진단적 검사를 통해 의심되는 다른 질환을 배제한 뒤에, 만성 피로 증후군 진단을 고려할 수 있다.
황 과장은 "환자가 호소하는 피로 증상의 구체적인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 일상생활에 어느 정도 지장을 주는지, 증상의 심한 정도 등을 평가하고자 ‘Chalder 피로척도’와 같은 구조화된 평가 설문을 사용하여 그 결과를 진단에 참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은 정의, 원인, 진단 등이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표준 치료 방법도 정해진 바가 없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는 원인 가설에 따른 치료와 특정 증상의 완화, 대처, 기능 장애에 대한 치료 등으로 접근하고 있다.
즉, 만성 피로 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할 때는 치료 목적을 증상 완화로 두고, 기존의 치료 방법에 근거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조합하여 개개인의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 만성 피로 증후군의 비약물적 치료와 약물적 치료
일단 비약물적 치료로는 수면, 식사 및 영양공급, 적당한 운동 및 활동 등이 있다. 일상적이며 규칙적 수면 패턴을 유지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 식사를 실시한다. 식사가 불균형할 경우 비타민, 영양제 등의 복용도 권고하며, 소화장애 시 탄수화물 위주로 소량씩 자주 식사를 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적은 활동 또는 장기간 휴식, 안정은 우울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점진적으로 활동과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단, 관리받지 않는 격렬한 운동은 피로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외 인지행동 요법, 이완 요법, 스트레칭, 집중력 훈련 등을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적 치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경감하기 위해 의료진 처방에 따른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통증 및 근육통 등의 불편감이 있으면 아세트아미노산,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의 약물을 복용할 수 있다. 또한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에서 우울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항우울제를 사용하면 전반적인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 필요시 수면제를 복용해도 좋지만, 일상적인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황 과장은 "피로는 일상에서 자주 겪는 증상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 쉽다"며 "긴장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으로 몸과 마음을 챙겨 바란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