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들이 방사성 치료제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방사성 치료제는 기존 치료법으로 어려운 암을 정밀 타겟팅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방사성 치료제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와 유선희 전담간호사가 환자에게 플루빅토 약제를 투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이동윤 교수와 유선희 전담간호사가 환자에게 플루빅토 약제를 투여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방사성 치료제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특정 표적에 결합할 수 있는 리간드로 구성된다. 리간드는 특정 암세포에 결합해 방사선을 직접 전달한다. 이러한 방식은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주변 건강한 세포에 대한 피해가 줄어든다. 방사성 치료제는 신경내분비종양, 전립선암, 난치성 림프종 등 주로 희귀암 치료에 사용된다.

방사성 치료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희귀암 치료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방사성 치료제의 주요 목표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어려운 암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다. 루타테라(Lutathera)는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전립선암을 타겟으로 한 플루빅토(Pluvicto)는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 10월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에서 환자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방사성 치료제는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방사성 치료제 분야에서 잇따라 대규모 인수를 발표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2023년 말 방사성 치료제 개발사인 레이즈바이오(RayzeBio)를 약 41억달러(한화 약 5조원)에 인수했다. 레이즈바이오는 고에너지 알파 입자 기반의 방사성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위장관 신경내분비 종양(GEP-NETs)과 소세포 폐암 같은 고형암을 목표로 한다. 액티늄-225를 사용하는 레이즈바이오의 기술은 암세포에 높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CI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제공)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CI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제공)
릴리 역시 방사성 치료제 분야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릴리는 2024년 포인트 바이오파마(Point Biopharma)를 14억달러(한화 약 1900억원)에 인수했다. 포인트 바이오파마는 전립선암을 포함해 희귀암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사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인수를 통해 릴리는 방사성 치료제 제조와 개발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포인트 바이오파마의 방사성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통해 암 치료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릴리 CI (릴리 제공)
릴리 CI (릴리 제공)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오라노 메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방사성 치료제 개발에 3억 유로(한화 약 4500억원)를 투자했다. 사노피는 리드-212 기반의 알파 방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오라노 메드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번 협력으로 사노피는 특정 희귀암 타겟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사노피의 리드-212 기반 치료제는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아 방사선을 전달함으로써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노피 CI (사노피 제공)
사노피 CI (사노피 제공)
아스트라제네카도 방사성 치료제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퓨전 파마(Fusion Pharmaceuticals)를 24억달러(한화 3조 3372억원)인수했다. 퓨전 파마는 전립선암을 비롯해 여러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방사성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전립선암 치료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방사성 치료제는 정밀한 표적 치료로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게 됐다.
아스트라제네카 CI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아스트라제네카 CI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업계 관계자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안정적 공급과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라며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연구를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 정부와 연구 기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방사성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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