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건강찾기⑤] 소리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스마트폰 세대 노린다
보통 고령층에게 호발 하지만 최근 근시나 고도근시, 당뇨병, 스마트폰 과사용에 따른 20~30대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119만 명이었다. 이 중 40대 환자는 15만 명, 30대 환자는 12%에 해당하는 7만3000명이었다.
일명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 불리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실명에 이를 무렵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번 진행되면 시력과 시야를 되돌리기 어려워 반드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 젊은 녹내장의 대표 원인은 '스마트폰, 성인병, 안구 구조적 문제'
20~30대 젊은 녹내장은 시력교정수술을 목적으로 안과를 방문했다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근시나 고도근시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타 망막질환이 함께 발견되기도 한다.
발병 요인으로는 스마트폰 과사용과 각종 성인병, 안구의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안압을 상승시킨다. 특히 엎드린 채 어두운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안압이 급격히 상승해 녹내장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 경우 극심한 안구통증, 두통을 유발해 진통제를 복용해도 완화가 어렵다.
운동량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른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성인병도 원인이다. 서양인과 달리 동양인은 안압이 10~21mmHg으로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녹내장인 경우가 전체 환자 중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근시, 고도근시에 따른 안구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근시나 고도근시가 있으면 시신경 모양 자체가 녹내장에 취약해진다. 눈 길이가 길어지는 안축장이나 눈의 앞뒤가 길어지는 축성근시가 있어도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 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 시야 주변부부터 흐려지기 시작
녹내장은 진행 속도가 느려 증상이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때문에 초기 자각이 어렵다. 먼저 시야 주변부부터 흐려진다. 시간이 갈수록 시야 중심부까지 확대돼 시력이 저하되는데, 마치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인다. 말기에 이르면 검게 보이다 결국 실명될 수 있다.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의 시력이 보존되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시력에 별다른 문제가 동반되지 않는다. 눈이 좀 아프고 초점을 맞추기 어려운 정도다. 갑자기 물체를 놓치는 증상이 잦아지기도 하는데, 만약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는 안압 검사, 시야 확인 검사 등을 진행하며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보통 초기에는 시신경 손상을 억제하는 약물치료가 적용된다. 급성 녹내장이라면 안압강하제, 안약으로 신속하게 안압을 떨어뜨린다. 만성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안압이 내려가면 레이저 치료가 이뤄지는데 만약 이러한 치료들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 꾸준한 운동과 금연, 바른 자세 실천해야... 정기 검진이 가장 중요
녹내장을 예방하려면 꾸준한 운동과 금연,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켜야 한다. 내 몸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녹내장을 예방하는 건 물론 진행 속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무산소 운동은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적절하다.
담배는 녹내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흡연을 하면 신체 모든 혈관이 수축되면서 안압이 급상승할 수 있다. 카페인 역시 안압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계속 보고되고 있어 가급적 카페인 섭취도 삼가는 게 좋다.
고개를 숙이는 행동, 침대에 엎드린 채 스마트폰이나 독서하기 등도 안압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항상 바른 자세를 생활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 검진이다. 한 전문가에 따르면 "녹내장은 건강검진이나 시력교정수술 전 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40대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이 있는 경우, 근시가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있다면 6개월~1년에 1회 정도 정기 검진을 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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