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건강⑧] 코골이·수면무호흡증, 가볍게 여겼다간 다양한 합병증 유발로 삶의 질 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단순 수면 장애가 아닌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골이는 좁아진 기도로 공기가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진동 소리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빈번해지면 피로,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수면 중 일정 시간 호흡이 중단되면서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고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심하면 고혈압, 뇌졸중,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 겨울철 코골이 더 심해져... 규칙적 생활 습관과 실내 습도 조절 필요해
코골이는 수면 중 좁은 기도로 공기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소리다. 선천적, 후천적 원인으로 나타나며 대부분은 상기도 협소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과체중, 음주, 흡연 등도 원인으로 꼽히며 지속될 경우 수면의 질 저하와 피로 등 여러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더 심각한 건 겨울철 코골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단 것이다. 낮은 기온과 큰 실내외 온도 차는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찬 공기를 마시면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민감해지면서 상기도가 더 쉽게 수축된다. 이는 곧 코와 목의 공기 흐름을 방해해 코골이를 유발한다. 또 난방기 사용량 증가로 건조해진 실내 공기가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유발해 기도 협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겨울에 유행하는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기도가 더 좁아져 코골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또 겨울철 줄어든 운동량에 따른 체중 증가도 문제다. 과체중, 비만이 되면 기도 주변 지방이 쌓여 공기 흐름이 더 제한된다.
따라서 더 추워지기 전, 코골이 완화를 위해 실내 가습기 사용 등으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규칙적 운동과 체중 관리를 실천해 기도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매운 음식이나 고열량 음식 등 야식을 먹는 습관이 있다면 당장 개선해야 한다"며 "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시거나 숙면을 돕는 비타민B6, 마그네슘, 칼륨 등이 풍부한 바나나를 먹는 것은 좋다"고 조언했다.
◇ 코골이와 헷갈리기 쉬운 수면무호흡증, 방치 시 치명적 합병증 유발
수면 중 갑자기 '컥' 소리와 함께 호흡이 멈추는 사람들이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와 동일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골이는 좁아진 기도로 흐르는 공기가 상기도 일부 조직을 진동시켜 발생하는 소리인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쇄되면서 산소 저하를 유발한다. 코골이 증상이 있으면 약 20~70% 정도에게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약 10초 이상 기도가 막혀 호흡이 멈추는 것을 말한다.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저산소증이나 잦은 수면분절, 교감신경계 활성화 등 문제를 초래하는 호흡 관련 수면 장애 중 하나다.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중 호흡 멈춤은 체내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리고 뇌를 각성시켜 수면을 끊어지게 만든다"라며 "계속되면 낮 동안의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는 물론 불면증, 우울증 등이 생길 수 있고 교감신경계가 항진 돼 심장 건강까지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에 진행된 메타분석 연구에 의하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1.71배, 뇌졸중은 1.86배, 관상동맥질환은 1.48배 높았고 사망률은 1.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으로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다. 만약 검사 중 호흡과 관련된 이상 증상이 있거나 주간 졸음, 불면증, 수면 중 헐떡거림, 코골이, 고혈압 등 임상 증상이 확인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법으로 지속적상기도양압술(CPAP)와 구강 내 장치, 수술적 치료 등이 있다. 지속적상기도양압술(CPAP)은 압력이 높은 공기를 코에 불어넣어 자는 도중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는 원리다. 순응도가 높을수록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주원인으로 평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금연과 금주도 실천해야 하며 잘 때는 천장을 보고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더 좋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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