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기모 레깅스나 롱부츠를 즐겨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옷차림은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속 판막이 손상돼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맥 내 판막은 혈액이 심장 쪽으로 정상적으로 흐르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저하되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또한 추운 날씨로 인해 착용하게 되는 기모 레깅스나 롱부츠는 다리를 과도하게 압박해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양선모 동탄시티병원 원장(일반외과 전문의)
양선모 동탄시티병원 원장(일반외과 전문의)
이러한 하지정맥류는 최근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수술 환자 수는 2022년 3만972명에서 2023년 3만1468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여성이 59.9%, 남성이 40.1%로, 여성 환자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신과 출산, 호르몬의 영향뿐만 아니라 하이힐이나 꽉 끼는 의복 착용 등 생활 습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하지정맥류의 초기 증상으로는 혈관이 피부에 돌출돼 보이거나 다리 부종, 통증, 저림, 가려움증, 열감 등이 있다. 특히 잠을 잘 때 다리에 쥐가 나거나, 다리가 무겁고 쑤시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혈관이 피부에 비치거나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잠복성 하지정맥류의 경우에는 혈관 돌출이 관찰되지 않고 이외 증상들만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증상들과 유사해 간과하기 쉽다.

문제는 하지정맥류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 착색, 피부염, 심한 경우 피부 궤양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경증의 경우 정맥 순환 개선제 복용과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과 같은 보존 치료만으로도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걷기나 발목 운동을 통해 하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 혈관 경화요법, 복재정맥 발거술 및 국소 절제술, 고주파 정맥류 열 폐쇄술, 베나실과 같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정밀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환자의 다리 혈관 상태와 증상 따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서는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피하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차림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겨울철에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정맥류는 자연 치유가 어려운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혈관 손상이 우려되므로, 꽉 끼는 옷을 피하고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글 : 양선모 동탄시티병원 원장(일반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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