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파열 증상은 어깨관절의 앞과 옆쪽에서 아래쪽까지 내려오는 통증이 일반적인데, 팔을 들어올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등 일정한 각도 이상에서 심해진다. 어깨를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 수면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능동적인 운동에서는 제한을 보이지만 수동적인 운동은 가능하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회전근개는 극상근·극하근·소원근·견갑하근 등 총 4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돼 있다.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회전근개는 말 그대로 팔을 회전할 때 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해당 부위에 퇴행성 변화나 외상 등에 의해 손상을 입으면서 크고 작은 통증과 움직임에 제약이 생긴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오십견이 발생하기도 하고, 오십견이 지속되는 상태에서 어깨 힘줄에 염증이 악화되면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하기도 한다. 당뇨, 갑상선 질환, 유방 질환, 외상 등 다양한 요인이 오십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들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어깨 통증이나 범위 감소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
회전근개파열은 퇴행성 변화로도 생기지만 직업적 특성에 따라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엔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다치면서 초래되는 일도 있다. 중장년층의 환자들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회전근개파열의 원인이 된다.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어깨 힘줄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가벼운 부상에도 파열로 이어지기 쉽다. 반대로 젊은 연령대의 발병 원인은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강도가 높은 운동을 하다가 가해지는 충격이다. 보통 어깨 관절과 회전근개 힘줄 사이에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행하는데, 이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어깨의 퇴행성 관절염이나 심한 파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완전히 파열된 회전근개의 경우에는 자칫 힘줄이 어깨 속으로 말려 들어가 봉합 과정이 복잡해져 회복에도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따라서 팔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거나 심하지 않더라도 통증이 지속한다면 정밀검사를 통해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해당 질환의 치료는 환자 나이와 직업, 필요한 기능 정도, 파열의 크기, 손상 기전, 통증의 정도 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된다. 파열의 크기나 통증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X-ray, 초음파, MRI 등의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여기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비수술치료부터 수술치료까지 치료를 적용하게 된다.
파열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충격파 치료 등의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꾸준한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거나 파열된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경우, 완전히 파열된 경우라면 관절경적 회전근개봉합술을 시행해야 한다. 관절경적 회전근개봉합술은 피부를 약 5mm 정도 최소한을 절개한 후,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 카메라를 삽입해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방법이다. 실시간으로 영상 장치를 통해 병변 부위를 직접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미세한 손상까지 진단이 가능하며, 이와 동시에 치료까지 이루어지는 만큼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 수술은 회전근개의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거나 충돌 증후군이나 오십견 등의 질환에서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에 큰 지장을 받을 때 시행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등 어깨를 이용하는 각종 스포츠를 즐기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풀어주고, 적당한 근력운동을 통해 어깨 근력을 키워주는 습관을 들인다면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관절막과 근육을 이완시키고, 회전근개 중 외회전근을 단련하는 근력운동이 필요하며,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편 회전근개 파열 후 수술 경과와 재파열을 예방하려면 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재활치료는 수술 후 7~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통증을 이유로 재활 운동을 소홀히 할 경우 어깨 관절 구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꾸준한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시간 앉아 일하는 경우엔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 주변 근육이 뭉쳐지지 않도록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김고탁 인천하이병원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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