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주요 지표 '뇌 백질 병변' 크기 줄여
유전적 위험군도 '인지 기능 저하' 위험 86%↓
뇌졸중 위험 최대 24%↓
12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일본 연구진들은 성인 약 9,000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차 마시는 습관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한 뒤,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녹차를 꾸준히 마신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의 주요 지표인 ‘뇌 백질 병변’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치매 위험 요소 '뇌 백질 병변' 줄여...치매 위험군도 효과 있어
‘뇌 백질’은 신경 세포들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뇌의 여러 부분을 연결해 신경 신호가 빠르게 전달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요인으로 뇌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백질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병변이 생긴다. 이를 ‘뇌 백질 병변’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뇌 백질 병변과 녹차 섭취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이다. 하루 3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1잔만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뇌 백질 병변의 부피가 3% 작았다. 하루 7~8잔을 마시는 경우에는 6%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아포지단백질(APOE-e4) 변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녹차 섭취를 했을 때,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86%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녹차에 함유된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 등의 카테킨이 가진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카테킨이 혈관 손상을 완화하고 뇌 건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 녹차, '치매 예방'과 '뇌졸중 감소' 효과 입증
녹차의 치매 예방 효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2022년에 실시된 메타분석에서는 녹차를 한 잔 마실 때마다 치매 위험이 6%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에 발표된 일본의 연구에서도 하루 2~3잔의 녹차를 마시는 것이 인지 저하 위험을 상당히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4잔 이상 섭취했을 때는 이러한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한편, 녹차는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녹차를 꾸준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혈압이 감소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2023년 한 연구에서는 하루 2~4잔의 녹차를 섭취한 사람들은 뇌졸중 위험이 최대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녹차에는 카페인이 들어있어 이에 대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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