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면 단순한 체형 변화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탈장’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탈장은 복벽의 약한 틈을 통해 장기가 빠져나와 돌출되는 질환으로, 복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쉽다. 주요 원인으로는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행동, 만성 기침, 비만, 임신, 노화 등이 꼽힌다.

초기에는 복부에 작게 돌출된 부위가 만져지며, 통증이 거의 없고 손으로 눌렀을 때 일시적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복부 팽만감, 묵직한 압박감, 당기는 듯한 불편함이 동반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정승규 양병원 원장
정승규 양병원 원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감돈 탈장’과 ‘교액 탈장’이 있다. 감돈 탈장은 돌출된 장기가 끼어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로, 이로 인해 혈류 공급이 차단되면 조직이 괴사하는 ‘교액 탈장’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교액 탈장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오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장 천공, 패혈증, 장 폐색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즉시 의료진과 상담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장은 촉진 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를 시행해 보다 정밀하게 상태를 확인한다. 자연적으로 호전되지 않는 질환이므로, 탈장이 확인되면 합병증 발생 전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장 수술은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로 나뉘며, 최근에는 절개 범위가 작은 복강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는 추세다. 복강경 탈장 교정술은 복부에 작은 절개를 내고 복강경 기구를 삽입한 뒤, 복벽 안쪽을 인공막으로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법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고령 환자나 만성 질환자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탈장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수술 후에도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압을 높이는 무리한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하고, 가벼운 코어 운동을 통해 복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비만인 경우 식이요법을 병행해 체중을 조절하면 복압이 낮아져 탈장 예방과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글 : 정승규 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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