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엽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2형 당뇨병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혈당을 낮추는 데 중점인 기존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서는 획기적 치료 접근법이다.

이 교수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우수신진연구'에 선정돼 2030년 2월까지 5년간 총 11억 5000만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번 사업은 젊은 연구자들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초연구 활동을 지원해 국가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지원사업이다. 창의성과 연구계획의 우수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며, 신진연구자들이 글로벌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형 당뇨병은 점진적으로 췌도가 기능을 상실하는 췌도부전이 핵심기전임에도 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세포 간 신호전달 물질인 엑소좀(exosome)의 다중오믹스(multi-omics) 분석과 기원 조직 확인을 통해 췌도 부전에 관여하는 물질을 규명하고 그 생리적 기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지방조직, 근육, 간을 비롯한 몸의 여러 조직에서 분비된 '생물학적 메신저'인 엑소좀은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과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있다. 어떤 조직에서 유래된 엑소좀이 췌도 부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면 표적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연구하기 위한 접근 방식으로 활용되는 다중오믹스 분석은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등 여러 층위에서 생물학적 과정을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첨단 연구방법이다. 기존의 단일 분석방법으로 파악이 쉽지 않은 복잡한 췌도 부전 메커니즘을 여러 각도와 층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다.

2형 당뇨병은 점진적 췌도 부전이 핵심기전임에도, 그 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근본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분야다. 특히 아시아인 당뇨병의 주요 특징인 췌도 기능 저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진행성 췌도 부전 방지나 회복을 가능케 하는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현존하는 치료제들은 대부분 혈당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증상을 조절하며, 원인을 해결하는 혁신적인 접근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준엽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준엽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 교수는 "당뇨병의 발병 나이가 낮아지고 인구 고령화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췌도 부전 환자 수가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치료가 아니라 췌도 부전의 원인 물질을 차단하거나 조절하는 근본적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가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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