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봄나물 '달래·냉이·쑥·미나리'
떨어진 신진대사 ↑, 체내 독소 ↓
봄나물은 오랜 시간 ‘제철 보약’이라 불리며 사랑받아 왔다. 나물에는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고 체내 해독을 도우며 면역력까지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간 건강과의 연관성이다. 간은 체내 독소를 처리하는 중요한 장기인데 기능이 저하되면 쉽게 피로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진다. 봄철 나른함과 춘곤증 역시 간 기능 저하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이때 해독 효과가 뛰어난 봄나물을 섭취하면 간이 제 역할을 되찾고 몸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작은 마늘' 달래, 간 해독과 피로 회복에 탁월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 중 하나가 바로 ‘달래’다. 특유의 알싸한 향과 맛 덕분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 특히 간 기능 회복과 피로 해소,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풍부해 봄철 건강관리에 제격이다.
달래는 ‘작은 마늘’이라 불릴 정도로 마늘과 비슷한 성질을 지녔다.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은 기력 회복과 자양 강장에도 효과가 있으며 항염·항균 작용을 통해 몸속 환경을 정돈해주는 ‘천연 항생제’로도 불린다. 알리신은 피로물질을 분해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간 해독 기능을 도와 겨울 동안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봄철 나른함, 춘곤증, 식욕 부진 등을 겪는 이들에게 달래는 훌륭한 보완 식품이 된다.
심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리신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걱정되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하다. 달래에는 비타민 C와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이러한 항산화 물질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여 감기나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섭취 시에는 짧게 조리하거나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알리신은 열에 약해 장시간 가열하면 그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겉절이나 샐러드, 달래장을 곁들인 비빔밥, 된장찌개에 살짝 넣어 먹는 방식이 추천된다.
◇ '봄의 보약' 냉이,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효과
한의서 『동의보감』에도 “냉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독이 없으며 간에 좋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는 냉이의 핵심 성분은 ‘콜린’ 덕분인데, 콜린은 간의 해독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성분이다. 콜린은 간염,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환절기나 미세먼지, 황사로 간 해독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같은 때 냉이는 간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인 식재료다.
이뿐만 아니라 냉이는 비타민 A·C·B1·B2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 C는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고, 비타민 B군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비타민 A가 풍부해 눈 건강을 챙기기에도 적합하다. 냉이는 예로부터 여성 건강에도 활용돼 왔다. 생리불순, 자궁출혈, 산후 회복기에 약재로 사용되었다. 철분과 칼슘도 풍부해 빈혈 예방과 뼈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섭취 시에는 가볍게 데쳐 무침이나 국에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성이 없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도 영양 손실이 적다. 된장국이나 냉이전, 냉이된장무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 '천연 해독제' 쑥, 제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봄의 향기를 가장 진하게 품은 나물을 꼽자면 단연 ‘쑥’이다. 쑥은 오랜 세월 약용 식물로도 활용돼 왔을 만큼 건강 효능이 풍부한 식재료다. 쑥의 가장 큰 장점은 강력한 해독·항염 작용이다. 쑥에는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비타민 A·C·E,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세포 노화를 늦추고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간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피로감, 춘곤증, 식욕 부진을 겪는 이들에게 쑥은 탁월한 선택이 된다.
쑥은 ‘천연 해독제’로 불릴 만큼, 몸속 노폐물과 염증을 제거해주는 ‘시네올’이라는 성분이 풍부하다. 아르테미시닌은 항암 작용까지 보고된 성분이기도 하다. 여성 건강에도 쑥은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쑥은 생리통 완화, 생리불순 개선, 자궁 건강 유지에 기여한다. 말린 쑥을 이용한 좌훈요법이나 쑥찜질 등 민간요법으로도 널리 쓰인다. 쑥은 또한 소화 기능을 도와주는 식재료로도 적합하다.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식욕을 살린다.
조리법도 다양하다. 쑥국, 쑥떡, 쑥전, 쑥튀김, 쑥차 등으로 즐길 수 있으며 가볍게 데쳐 샐러드로 활용하거나 생즙·스무디로 섭취하는 것도 좋다. 단, 쑥을 과다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니 하루 100g 이내로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고기와 궁합 최고' 미나리, 염증 완화에 탁월
미나리는 특유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과 향긋함 덕분에 입맛을 살려주는 나물로 사랑받아왔다. 그리고 미나리의 효능은 그 향만큼이나 강력하다. 알칼리성 채소인 미나리는 산성화된 체내 환경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기, 밀가루, 튀김, 가공식품 등의 식습관은 체내 산성 물질을 유발하고, 과도한 산성은 피로, 면역력 저하, 염증을 유발한다. 미나리는 체내 산성 노폐물을 배출하고 혈액을 정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주목할 만한 성분은 이소람네틴과 페르시카린이다. 이들은 간 세포를 보호하고 회복을 촉진해 간염이나 간경변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음주 후 숙취 해소나 피로 회복에도 효과가 좋다. 항산화 작용도 강력하다. 함유된 퀘르세틴과 쿠마린 성분은 세포 손상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조절해 각종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퀘르세틴은 유방암, 대장암, 방광암 등 일부 암종에 대해 예방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쿠마린은 항응고 성분으로 혈액 순환을 돕고 혈압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다만 이러한 성분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칼륨 성분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고 엽산과 철분은 빈혈 예방과 혈액 순환 개선에 기여한다.
다만, 미나리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다 섭취 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하루 100g 정도를 적정량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미나리는 샤브샤브, 전, 삼겹살 곁들이용 나물, 나물무침, 스무디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높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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