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자생한방병원김창연병원장
대전자생한방병원김창연병원장
좌식생활 위주의 현대인들에게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는 흔히 볼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온 종일 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몸이 구부정해지거나 다리를 꼬게 되는 등 척추 건강에 나쁜 자세가 장시간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이러한 자세는 척추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허리 주변의 뼈와 인대가 받는 부담을 가중시킨다. 특히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척추 부담이 약 1.5배 커진다. 결국 척추의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제 위치에서 벗어나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허리 통증 외에 허리디스크의 가장 큰 특징은 하반신까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이를 하지방사통이라 하는데 디스크가 눌린 정도와 위치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환자마다 치료 접근법에도 차이가 생긴다.

허리디스크 치료의 기본은 허리를 지탱하는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함으로써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다. 디스크가 터져 흘러나올 정도의 중증이라도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는 마미증후군이나 하지 마비 등 신경손상이 우려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비수술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와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우선 한의사가 척추의 구조적인 불균형을 올바르게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시행해 디스크가 돌출된 위치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준다. 이후 침 치료로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로 생긴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여기에 뼈와 근육, 신경 재생을 돕는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는 국내∙외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최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는 10년에 걸쳐 통증 개선 정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통합치료 전 7.42 수준이었던 하지방사통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6개월 후 1.09로 낮아졌으며 이후 10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허리통증 VAS도 치료 전 4.39에서 치료 후 1.07로 줄었다. VAS는 환자의 통증을 수치화 한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치료와 병행해 평소 자세 개선은 물론 척추 주변 근육 강화를 위한 운동을 실시하는 등 환자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등받이까지 붙이고 꼿꼿이 허리를 펴고 앉아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업무를 봐야 한다면 1시간 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약 5분간 걸어서 전신의 균형을 회복시켜주자.

추천하는 운동으로는 척추에 부담이 적은 걷기나 수영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디스크 상황에 따라 운동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의 움직임이 많아지면 디스크 손상을 키우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만으로 허리디스크를 관리하려는 마음가짐은 지양해야 하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본인의 상황에 맞는 운동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허리디스크는 오랜 시간에 습관이 누적돼 생기는 만성질환인 만큼 여유를 가지고 치료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와 운동,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척추의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삶을 되찾도록 노력하자.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