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폭탄 임박하자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생산지 조정’ 승부수

LG전자의 지난해 미국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4분의 1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인상과 소비 위축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전체 매출액 87조7,282억 원 중 25%에 해당하는 22조8,959억 원을 미주 지역에서 기록했다. 주요 매출처는 베스트 바이, 홈 디포, 로우스 등 미국의 전자제품 및 건축자재 유통업체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가별 상호 관세로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비롯해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네시아 32% 등 고율의 관세를 예고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145%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부과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실제 관세 적용은 90일간 유예된 상태다.
LG전자는 중국, 멕시코, 인도, 베트남, 태국, 브라질,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에 주요 글로벌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을 중요한 생산 및 연구 개발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에는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고, 베트남 R&D 법인을 설립하여 전장 사업도 강화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46%에 달하는 베트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LG전자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을 다각화한 만큼, 상황에 따라 생산지를 조정하는 스윙 생산 전략과 선행 생산 재고 전략 등으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어떤 시나리오든 다 준비해 놨다"고 강조했다.
또한, LG전자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네시 가전 공장 인근에 대규모 창고 조성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으며, 향후 이 창고 시설을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사장은 "테네시 공장에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 정비 작업이나 가건물을 올리는 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면 지체 없이 (생산 확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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