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철이면 미끄러운 빙판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례가 빈번한데, 노년층의 경우 대부분 골밀도가 낮고 뼈의 강도가 약해 낙상사고가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 인대, 관절 등 신체 조직이 경직되어 있어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평소보다 크게 다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겨울철 낙상사고는 넘어지면서 발목이 꺾이거나 손으로 바닥을 짚어 손목, 손가락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또 엉덩이 쪽으로 넘어지면 대퇴부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큰 통증이 없으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손, 발, 대퇴부 골절 등은 복합 골절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빠른 처방과 응급 조치가 중요하다.
손가락 및 손목 골절은 넘어질 때 손을 짚으며 발생하는 일이 많다. 골절은 뼈가 부서지는 등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지는 상태로 손의 경우 일상생활 중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손상 및 골절 직후 즉각적인 처방이 요구된다.
발목의 경우 정강이뼈와 복사뼈가 발목에 오는 하중을 각각 분산해 지탱하고 있다. 발은 뼈의 어긋남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데, 몸을 받치고 있는 신체 부위인 만큼 정확한 처방이 필요하다. 겨울철 낙상사고 후 발목에 통증이 있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발목의 운동 기능이나 감각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못할 수 있어서다. 발등이나 발가락도 체중의 부담을 크게 지고 있으므로 치료 시 뼈의 정합은 물론 인대, 근육 등 연부 조직도 올바르게 맞춰야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로 알려진 대퇴(고관절) 부위는 골반뼈와 넓적다리뼈를 잇는 관절로 하반신 움직임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하다. 대퇴부 골절이 노년층의 사형 선고라고 불릴 만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골절로 인해 장기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폐렴, 혈전에 의한 뇌졸중, 욕창, 영양실조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대퇴부 골절 후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일반적인 골절의 경우는 빠른 응급 조치 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큰 수술 없이도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관절 부위 골절이거나 복잡 골절인 경우는 회복을 위해 다소 복잡한 수술이 동반될 수도 있다. 또한 뼈와 인대 손상은 장기간 방치하면 수술적 치료로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고, 뼈의 강도가 약한 노인층은 손상 정도가 심해 회복에 더욱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다친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겨울철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은 빠른 처방과 신속한 재활을 통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낙상사고가 발생하면 통증 유무와 관계없이 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손목, 발목, 대퇴부는 해부학적 지식이 풍부하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노년층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시 손을 주머니에 넣는 것은 삼가고 편안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빙판길을 걸을 때는 지팡이를 사용하거나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보폭을 줄이는 것이 좋으며, 일상생활에서 칼슘 및 비타민D 섭취와 골다공증 치료를 통해 골밀도를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정동병원 김창우 병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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