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 환자에게 ’척수신경 자극술‘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고대안산병원에 따르면 척추수술 후 통증 증후군은 척추 수술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새로운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만성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외상이나 수술 후에 발생하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역시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암으로 인한 ’암성 통증‘도 기존의 치료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난치성 통증 환자들에게 척수신경 자극술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척수신경 자극술을 통해 미세 전극과 전기 신호 조절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 (고대안산병원 제공)
척수신경 자극술을 통해 미세 전극과 전기 신호 조절 장치를 이식받은 환자 (고대안산병원 제공)
척수신경 자극술은 척수에 전기 자극을 줘 통증 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거나, 나쁜 자극을 좋은 자극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이다. 환자 척추에 미세한 전극을 삽입하고, 체내에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조절 장치를 이식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전극을 삽입한 후에는 외부 프로그램을 통해 자극의 세기를 설정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 세밀하게 통증을 조절한다.

척수신경 자극술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신경조직의 손상이나 신체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험 자극 단계에서 효과가 없을 경우 언제든지 이식한 장치를 제거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6월에는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급여 범위가 확대되면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됐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는 신경외과와 재활의학과가 팀을 이뤄 척수신경 자극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척수 자극기 설치 전에 통증 약물치료와 신경 차단술 등의 적극적인 통증 치료는 박홍범 재활의학과 교수가 맡고, 이후에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통증에 대해서는 김명지 신경외과 교수가 척수 자극기 설치를 담당한다.

(왼쪽부터) 김명지 신경외과, 박홍범 재활의학과 교수 (고대안산병원 제공)
(왼쪽부터) 김명지 신경외과, 박홍범 재활의학과 교수 (고대안산병원 제공)
박홍범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척추질환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0~30대 젊은 층에서의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활의학과적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환자에게 척수신경 자극술은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지 교수는 “이 치료법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들은 꾸준히 진행돼 왔다”며 “세계신경조절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척수신경 자극술을 받은 환자의 초기 성공률은 약 90%에 이르고 10년 후에도 약 80%의 만족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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