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만성 원발성 골반통증증후군(Chronic primary pelvic pain syndromes, CPPPS)은 하부요로(방광), 생식기, 위장관, 근골격계, 신경계, 정신과, 성기능, 기타(알레르기, 만성피로증후군, 전신적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원인과 증상이 워낙 복잡해 종종 진단되지 않고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항문거근증후군(Levator Ani (muscle) Syndrome)은 CPPPS에서 위장관 영역에 걸쳐 일어나는 증상군의 하나다. 해부학적 요인으로 여성에서 남성보다 30% 이상 많이 발생한다고 연구돼 있다.

항문거근은 골반저근(골반기저근)의 핵심 요소이며, 세 가지 세부근육으로 구성돼 있다. 골반저근은 항문과 골반 위의 장기를 지지한다. 그 핵심인 항문거근이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게 되면 항문의 불편감, 배변 도중 또는 후의 묵직한 통증 및 잔변감, 잦은 변의감을 느끼게 되는 게 항문거근증후군이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된 진단기준은 없지만 ‘로마 IV 진단기준’(Rome IV diagnostic criteria)에 따르면 반복적인 직장 통증 또는 불편감, 30분 이상 지속되는 직장 또는 항문 통증, 항문거근의 한 가지인 두덩곧창자근(puborectalis muscle, 치골직장근)이 당겨질 때 통증 발생, 다른 원인(치질이나 변비)이 배제된 직장 통증 등의 조건에 모두 해당하고 진단하기 최소 6개월 전에 나타나 최근 3개월 동안 지속된 경우로 정의된다.

항문거근증후군의 병리는 대체로 골반저근의 일시적 경련, 휴식 시 항문 압력의 증가, 배변 시 통증조절 기능 장애 등에 기인한다고 연구돼 있다.

이에 대한 서구의 의사들의 치료는 주로 진통제, 근육이완제, 신경안정제, 항염제 등을 투여하면서 온수좌욕(40도)과 근육운동(바이오피드백, 케겔운동) 등을 권하는 수준이다. 이 때 행해지는 골반저 강화 물리치료(바이오피드백)는 요실금이나 골반장기탈출증에서 행해지는 방법과 다르다고 한다. 근막 이완, 근육 스트레칭, 자세 개선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시행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근육 운동은 따라 하기 힘든데다가 인내심이 부족한 한국 환자들의 특성상 순응도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무튼 이같은 바이오피드백 또는 물리치료가 서구에서는 항근거근증후군의 1차 치료로 간주되고 있다. 여기에 고용량(200단위)의 보툴리눔톡신A를 항문거근에 주입하는 치료도 보조적으로 시행됐으나 위약(생리식염수)과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치료 여건을 감안할 때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이 가장 적합한 치료 대안으로 지목된다. 이 치료는 일반 전기자극치료(TENS)보다 약 10배 높은 고전압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주입시켜 약해진 항문거근에 전기자극을 가해 무력해진 근육세포를 부활시키고, 손상된 인접 신경의 회복을 촉진해 항문불편감과 통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

요컨대 항문거근증후군은 항문괄약근 중 최상부에 위치한, 골반저근의 핵심이 되는 항문거근의 약화에 의해 유발된다.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취약해진 골반저를 전기자극을 통해 원상 회복시키는 게 엘큐어리젠의 핵심 원리다.

임신 및 출산을 겪은 상당수 여성들은 외음부 통증, 항문 통증이나 불편감, 성욕 저하, 만성피로, 우울감, 신경병증, 염증 등을 아우르는 CPPPS로 고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인 항문거근증후군은 항문 통증이나 불편감 외에도 ‘밑이 빠지는 느낌’(골반장기탈출증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항문거근증후군은 아직도 이론적 개념이 확고하게 정립되지 않았고 역학(疫學) 통계도 미비하다. 그동안의 우수한 임상치료 결과로 미뤄볼 때 엘큐어리젠요법이 이런 안개 속을 헤쳐 나가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글 :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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