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을 위해 식이조절을 시작한 이후 입냄새가 심해졌다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무리한 절식이나 특정 영양소 제한을 동반한 다이어트는 체내 대사 환경에 변화를 일으켜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다. 이 경우 체내 에너지원이 부족해지면 지방이 분해되며 생성되는 케톤체가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특유의 금속성 또는 아세톤 냄새가 동반되는 입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과도한 단식으로 인해 위산이 불규칙하게 분비되거나 위장 운동이 저하되면,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 역류나 장내 가스에 의한 구취로 이어질 수 있다.

강기원 제일경희한의원 대표원장
강기원 제일경희한의원 대표원장
한의학에서는 다이어트로 인한 입냄새를 단순히 영양 부족이 아닌, 기혈의 불균형이나 위장의 허약, 담음의 정체 등으로 해석한다. 특히 체중 감량을 위해 갑작스러운 식사량 제한이나 원푸드 섭취를 지속하면 비위 기능이 약화되고, 전신의 기 순환이 떨어지면서 위장 내 불필요한 열과 습이 생겨 입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치료는 비위 기능을 보하면서도 불필요한 담습을 정리해주는 한약 처방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다이어트 중 발생한 입냄새는 단순히 입을 청결히 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체내의 대사 균형과 소화기 상태를 점검하고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입냄새는 위장 기능 저하나 대사 불균형의 신호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체내 기능을 조화롭게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해 구취와 함께 전반적인 컨디션 회복을 함께 고려한다.

(글 : 강기원 제일경희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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