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 메타분석 통해 확인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이은숙) 암의생명과학과 명승권(가정의학과 전문의) 교수팀은 동 대학원의 무킷 소나(Mukete F. Sona) 대학원생과 함께 1997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제 1형 당뇨병과 암의 위험성에 대한 관련성을 알아 본 15건의 관찰역학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암연구소저널(JNCI)의 자매지이자 SCI-E 국제학술지인 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4월 9일자 온라인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의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11편의 논문으로부터 15건의 관찰역학연구(2편의 환자-대조군와 13편의 코호트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제 1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암의 위험성이 약 30% 높았다(교차비 혹은 상대위험도, 1.29; 95% 신뢰구간, 1.09-1.52: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경우 통계적 유의성이 있어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함).
암종별 메타분석에서는 제 1형 당뇨병은 위암, 폐암, 췌장암, 간암, 난소암 및 신장암의 위험성을 높였다. 반대로 유방암의 위험성은 오히려 낮추는 것(상대위험도, 0.91; 95% 신뢰구간, 0.86-0.95; 9건의 코호트연구)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제 1형과 제 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거의 혹은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만성질환이다. 제 2형 당뇨병이 유방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등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의 3% 정도를 차지하는 제 1형 당뇨병과 암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하고, 개별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이번 연구를 시행하게 됐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명승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제 1형 당뇨병은 위암, 폐암, 췌장암, 간암, 난소암 및 신장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 1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위한 인슐린의 투여 자체 혹은 인슐린 유사물질 혹은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IGF-1)과 같은 물질의 돌연변이 유발효과로 인해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 가능한 발암기전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의 메타분석에서는 제 2형 당뇨병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20-27% 높이는 것으로 나온 반면, 제 1형 당뇨병의 경우 유방암의 위험성을 오히려 9% 정도 낮춘다는 것이다. 제 2형 당뇨병의 경우 주로 폐경 후 여성인 반면, 제 1형 당뇨병의 경우 좀 더 낮은 연령이라 인슐린과 여성호르몬의 상호작용에 기인해 유방암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나타난 것인지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그 기전이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제 1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제 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암의 예방과 조기검진에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무킷 소나 석사는 카메룬 출신으로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에서 대학원 재학 당시‘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의 원리’라는 수업에 참여하면서 명승권 교수의 지도 하에 메타분석 연구를 시행했다. 무킷 소나씨는 졸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 가루아 병원에서 에이즈/당뇨/고혈압 병원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박사학위 취득 후 카메룬 공중보건부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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