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질수록 실내온도는 낮아진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도움 없이는 도무지 이 더위를 무사히 넘기지 못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신문물이 있어 정말 다행이지만, 이로 인해 전에 없던 질환이 생겨났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냉방병(air-conditioningitis)은 여름철 에어컨과 선풍기 등 각종 냉방기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정확히는 냉방이 잘 되어 있는 실내와 무더운 실외 간 온도 차가 심해, 인체의 자율신경이 이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질환은 실내외 온도 차가 5도 이상 날 정도로 냉방기를 가동하는 공간에 오랜 시간 머물렀다가 덥고 습한 바깥 환경에 노출되기를 반복할 경우에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장시간 에어컨 가동에 따라 실내 습도가 낮아지는 것도 관계가 있다. 에어컨을 오랫동안 작동시키면 실내 습도가 30~40%까지 내려가게 되는데, 이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건조되어 인후염이나 감기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 외에도 두통이나 코막힘, 어지럼증, 피로감, 소화불량까지 다양한 것들이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내 온도가 외부 온도와 5℃ 이상 차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요즘과 같은 가마솥더위에 실외온도에 맞춰 실내온도를 조절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온도를 낮추되 2시간에 한 번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주어야 한다. 실내 습도 조절도 필요하다.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습도 저하는 피부와 호흡기의 건조증을 유발하므로 틈틈이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것도 냉방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틈틈이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일주일에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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